물푸레나무는 참 재미있는 나무입니다. 이름 자체가 나뭇가지를 물에 담가 놓으면 물이 푸르게 변한다고 붙은 이름입니다. ^^
용도도 다양한 나무입니다. 잘 휘는 목재이면서도 힘이 좋고 단단해 산에 고목이 별로 없을 정도로 사랑받은 목재였습니다. 요즘도 야구방망이와 같은 운동기구, 고급 가구재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물푸레나무는 들메나무, 물들메나무와 3형제를 이룹니다(쇠물푸레나무도 있지만 작은잎 등으로 금방 구분 가능).
먼저 들메나무입니다. 들메나무는 강원도 등 백두대간 지역에서 주로 만날 수 있는데, 하늘로 높게 뻗은 수형이 인상적이죠 ^^ 물푸레나무와 비슷하지만 더 많은 겹잎(9~11개)이 마주달리는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물푸레나무와 들메나무의 이름을 반반 사이좋게 나눠받은 물들메나무가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해 지리산물푸레나무라고도 부르는 우리 고유의 수종입니다. 덕유산 등에서도 자란다고 합니다.
얼마 전 지리산 당동마을에서 정령치 코스를 탐방했을 때 이 나무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수형이 물푸레나무 비슷해 잘 모르고 보면 영낙없이 물푸레나무라고 할 것 같았습니다. ^^
이 삼형제를 구분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겨울눈을 보는 것입니다. 물푸레나무는 뿔이 달린 바이킹투구 모양의 회색빛이 도는 긴 겨울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들메나무는 겨울눈이 세모형이고 검은 초콜릿색입니다. 반면 물들메나무는 갈색의 긴 겨울눈을 갖고 있으며 겨울눈 위쪽에 사슴뿔처럼 깃털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작은잎 개수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물푸레나무는 5~7개, 들메나무는 9~11개이고, 물들메나무는 7개 안팎이라는 점을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주 가본 서울대 관악수목원엔 이 물푸레나무 3형제를 나란히 심어놓아 쉽게 그 차이를 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이 수목원을 개방할 때 한번 가보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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