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꽃산행
-가시나무엔 왜 가시가 없을까? ^^ 가시나무 이름 유래
지난 주말 지리산을 오르기위해 전남 구례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자고 일어나 호텔 앞을 지나다 푸른 잎에 도토리가 달린 가시나무, 정확히는 종가시나무를 만났습니다. ^^
종가시나무는 위 사진에서 보듯 잎 가장자리의 위쪽에만 톱니가 있습니다. 열매의 깍지가 종 모양이라 종가시나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그런데 제가 가시나무라고 했더니 일행 중 한분이 나무를 살펴보더니 “어, 그런데 가시가 없네”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가시나무에는 가시가 없습니다. ^^
가시나무는 도토리가 달리는 상록 참나무를 이르는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시나무라고 하면 가시가 달린 나무를 통틀어 말하기 때문에 혼동의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가시나무는 왜 이런 이름을 가졌을까요? 가시나무 이름 유래는 다음 세 가지 설(說)이 있습니다. 첫째, 제주도 방언으로 도토리를 '가시'라고 부르는데, 이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 주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합니다. ^^
두번째로 가시나무라는 이름은 ‘가서목(歌舒木)→가서나무→가시나무’로 변했다는 설입니다. 정조시대 서용보가 쓴 글과 ‘목민심서’에 ‘歌舒木(가서목)’이라는 단어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서목이라는 한자어가 기존에 있는 나무 이름을 음차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세번째로, 일본어로 가시나무를 ‘카시(カシ, 樫)’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가시나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것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얘기 같습니다. 반면 박상진 교수가 쓴 '우리나무 이름사전'에선 "일본에 우리말이 건너간 대표적인 예"라고 했습니다. 그것도 가능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
가시나무 이름 유래에 대한 세가지 주장 중 어느 것이 맞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식물의 이름은 가시나무처럼 그 유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추정해보고 설득력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가시나무의 경우 세 주장이 모두 설득력이 있어서 어느 것이 맞는지 알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가시나무 종류는 제주도와 남부 해안지역에 주로 분포하지만 사람이 심은 것은 군산이나 안면도에서까지 잘 자라고 있습니다. 특히 종가시나무가 추위에 강한 편이라고 합니다. ^^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지리산에서 만난 꽃과 나무를 차례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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