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꽃산행
-가시나무엔 왜 가시가 없을까? ^^ 가시나무 이름 유래
지난 주말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노고단에서 천왕봉을 가는 주능선이 아니라, 구례 당동마을에서 출발해 당동고개를 거쳐 묘봉치~만복대~정령치로 이어지는 코스였습니다. 아침 7시30분쯤 출발해 오후 3시쯤 도착했으니 점심 먹는 시간 포함해 7시간 30분이 걸리는 코스였습니다.
먼저 투구꽃이 가장 볼만했습니다. 투구꽃은 언제봐도 로마 병사들이 보초를 서는 것 같습니다. ^^ 전국 산에서, 해발 400m 이상 계곡과 능선에서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8월말 피기 시작해 9~10월 절정을 이루기 때문에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꽃 색깔도 가을 높은 산에 많은 보라색입니다.
다음은 구절초. 일행 중 한분은 “구절초를 못보면 가을이 안온 것 같다”고 했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도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절초를 보며 가을을 맞이해야죠. ^^
용담도 흔하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초가을부터 늦게는 11월까지 피어 가을을 대표하는 야생화 중 하나입니다. 이 꽃은 뿌리의 쓴맛이 웅담보다 더 강하다고 하여 용담(龍膽)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용담은 꽃잎을 거의 닫고 있는 과남풀과 달리 꽃잎을 활짝 벌리고 있습니다. 이것만 갖고도 과남풀과 용담을 구분할 수 있지만, 또하나 과남풀과 용담 차이는 꽃받침조각이 붙은 형태에 있습니다. 용담은 거의 수평으로 젖혀지는데, 과남풀은 그렇지 않고 딱 붙어 있습니다.
까실쑥부쟁이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잎을 만져보면 까칠 까칠해서 까실쑥부쟁이입니다. ㅎ 쑥부쟁이 종류 중에서,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종류 중에서 가장 먼저 피는 것 같습니다. ^^
참취도 많이 만났습니다. 이름에 ‘취’ 또는 ‘나물’이 들어가면 먹을 수 있다는 뜻인데, 취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 최고의 나물이라고 이름에 ‘참’ 자가 붙었습니다. ^^
산오이풀은 끝물이었지만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냥 오이풀이 주로 낮은 곳에서 자라는 반면 산오이풀은 주로 산 정상부나 능선 근처에서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산오이풀은 늘 꽃줄기의 고개를 아래로 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영엉겅퀴를 소개합니다. 정영엉겅퀴는 지리산 자락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인데, 이름 자체가 지리산 정령치에서 처음 발견했다고 붙은 것입니다. 이번 코스가 정령치 코스였으니 이번 산행의 시그니처 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다만 정영엉겅퀴는 7~8월에 피어서 꽃은 볼 수 없어서 아래 사진처럼 이미 열매를 맺은 정영엉겅퀴만 볼 수 있었습니다.
정영엉겅퀴는 흰색 고려엉겅퀴, 그러니까 흰고려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립니다. 흰고려엉겅퀴는 꽃이 흰색이고 잎 패임이 없고 톱니가 고른 편인데, 정영엉겅퀴는 꽃이 황백색이고 잎 패임이 많고 톱니가 고르지 못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정영엉겅퀴 원줄기에 골이 파인 능선이 있다는 것도 참고할만할 것 같습니다.
이밖에 참바위취, 바위떡풀, 나도송이풀, 산쉽싸리, 산부추 등도 만났고, 당동마을에서 지리산에 진입하는 입구에서는 만수국아재비 무리도 만났습니다. ^^ 다음 편은 지리산에서 만난 나무들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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