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붉나무 벌레집 오배자 보세요 ^^

우면산 2024. 9. 2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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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에 띄는 식물 중 하나가 붉나무입니다. 아직 붉게 단풍 들기 전이지만 화려한 꽃과 열매가 눈길을 끌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붉나무를 보면 꽃과 열매 말고도 또 하나 주목할만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벌레집(충영)인 오배자입니다.

 

우선 붉나무 꽃잎은 흰색에 노란색이 조금 섞인 색입니다. 꽃 송이 하나하나는 작지만 작은 꽃들이 모여 고깔처럼 커다란 꽃차례를 만듭니다. ^^ 의외로 구수한 꿀 향기가 나니 기회가 있으면 꼭 맡아보세요. 꽃에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 이용하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붉나무 꽃.

 

요즘 붉나무 열매도 익어가고 있습니다. 작은 열매 표면에는 흰 가루 같은 것이 붙어 있는데, 이 가루가 짜면서도 신맛이 납니다. 그래서 오랜 옛날 바다가 너무 멀어 소금을 구하기 어려운 산간벽지에서는 이 열매에서 짠맛을 우려내 소금 대신 썼다고 한다. 붉나무를 염부목 또는 염부자라고도 부르는 이유입니다.

 

붉나무 열매.

 

, 이제 오늘 제목인 오배자입니다. 붉나무에는 열매처럼 생긴 벌레집이 생깁니다. 진딧물의 한 종류인오배자면충이 붉나무잎에 기생해 만든 딱딱한 덩어리, 충영(蟲癭)입니다. ^^

 

붉나무 벌레집 '오배자'.

 

이 충영은 불규칙적인 주머니 모양으로, 사람의 귀 모양을 닮은 것이 많다고 합니다. 제가 사진으로 담은 붉나무 충영도 귀 모양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이 붉나무 충영을 한방에서는 오배자(五倍子)라고 부릅니다. 6월 접어들며 생기기 시작한 충영은 8월에 이르면 족히 다섯 배는 부풀어 아기 주먹만 해진다고 합니다. 오배자, 다섯 배(五倍) 열매()’라는 뜻의 이름은 거기서 나왔다고 합니다. ^^

 

여름에 몸집을 키운 오배자는 가을이 되면 성장을 멈추고, 그 무렵 오배자면충 진딧물은 벌레집 구멍을 뚫고 바깥세상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약재로 쓰는 건 진딧물이 나오기 전의 충영이라고 합니다.

 

붉나무는 옻나무과의 나무인데, 다른 옻나무 종류들과 달리 작은 잎들을 연결하는 자루에 좁은 잎 모양의 날개가 있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풀 중에서는 바디나물이, 나무 중에서는 중국굴피나무 정도가 잎자루에 날개가 있습니다. 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분 포인트로는 더없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붉나무는 우리나라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는 나무라고 합니다.

 

늦가을 붉나무 잎과 열매.

 

붉나무는 가을이면 붉게 단풍이 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을 산을 붉게 물들일 정도이기 때문에 붉나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단풍나무 종류가 아니면서도 가을 산을 붉게 물들이는 대표적인 나무입니다.

 

 

◇더 읽을거리

 

-붉음·날개·소금... 붉나무의 3대 특징 

 

-붉게 물든 싱싱한 붉나무를 만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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