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 서대문 안산 둘레길(자락길)을 걷다가 붉게 물든 붉나무를 보았습니다. 붉나무야 흔한 편이지만 잎이 아주 싱싱하게 물든, 보기 드문 붉나무였습니다. ^^ 오늘은 붉나무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붉나무가 붉게 물든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싱싱하고 붉게 물든 붉나무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제가 호들갑을 좀 떠는 겁니다. ^^ 많은 붉나무를 보았지만 대부분 잎이 바래거나 시들어 선뜻 카메라를 들이댈 마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붉게 물들면서도 잎 모양이 제대로인 붉나무와 조우한 것입니다. ^^
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붉나무는 잎의 색깔과 모양 그리고 열매에서 개성 가득한 나무입니다. 먼저 이 나무가 붉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가을에 붉게 단풍이 드는 특징 때문입니다. 그것도 다른 나무에 비해 일찍 붉게 물듭니다. 단풍나무 종류가 아니면서도 가을 산을 붉게 물들이는 대표적인 나무 중 하나입니다. ^^
두번째는 잎줄기에 날개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붉나무 잎을 보면 작은 잎들을 연결하는 자루에 좁은 잎 모양의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이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비교적 쉽게 붉나무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 풀 중에서는 바디나물 정도가 잎자루에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붉나무는 놀랍게도 소금을 제공하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요즘 붉나무를 보면 큰 모래알 크기의 동글동글한 열매를 원추 모양으로 잔뜩 달고 있습니다. 이 작은 열매 표면에는 흰 가루 같은 것이 붙어 있는데, 이 가루를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면 신맛과 함께 짠맛이 납니다. 오랜 옛날 바다가 너무 멀어 소금을 구하기 어려운 산간벽지에서는 이 열매에서 짠맛을 우려내 소금 대신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붉나무의 다른 이름으로 ‘염부목’ 또는 ‘염부자’가 있습니다.
요즘 붉나무는 잎은 충분히 붉게 물들었고, 작은 구슬같은 열매들은 녹색에서 조금씩 붉은색으로 익어가는 중입니다. 주말에 근교 산에 가면 이미 붉게 단풍이 들었고 잎줄기에 날개가 있는 나무, 개성 만점인 붉나무를 한번 찾아보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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