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왕산 등 서울 근교 산에 가면 작은 포도송이처럼 생긴 검은 열매를 달고 있는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댕댕이덩굴입니다. 오늘은 이 댕댕이덩굴을 소개하면서 ‘댕댕이’라는 이름 유래와 그 이름이 들어간 식물 몇 개를 더 보도록 하겠습니다. ^^
댕댕이덩굴은 그리 깊지 않은 산이나 숲 가장자리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식물입니다. 인왕산에는 댕댕이덩굴이 특히 많더군요. 사직공원 쪽에서 인왕산 정상으로 오를 때 멋진 댕댕이덩굴을 많이 보았습니다. 인왕산의 특징적인 식물을 몇 개 고른다면 댕댕이덩굴을 빠뜨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전국의 볕이 잘 드는 산이나 풀밭이라면 댕댕이덩굴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댕댕이덩굴은 그리 크지 않은 덩굴입니다.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꽃이 피지만 자잘하고 색도 희지도 노랗지도 않은 연한 황백색이어서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댕댕이덩굴은 요즘처럼 구슬같은 열매가 달려야 존재감이 드러납니다. 열매는 검은색에 청색을 약간 섞어 놓은 듯한 색인데 처음 열매가 익었을 때는 분백색 가루가 표면에 나타나 더욱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댕댕이덩굴 줄기는 질기면서도 굵지 않고 자유자재로 구부러져 바구니 같은 집안 가구를 만드는데 안성맞춤이라고 합니다. 댕댕이덩굴이라는 정겨운 이름이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줄기가 질겨서, 속이 옹골차고 팽팽하다는 뜻의 ‘댕댕하다’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댕댕이’가 ‘멍멍이’와 모양이 비슷하다고, ‘멍멍이’와 마찬가지로 강아지를 뜻하는 용어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 댕댕이가 들어간 식물로 댕댕이나무와 구슬댕댕이도 있습니다. 댕댕이나무는 흑자색의 약간 갸름한 열매를 맺는 나무인데, 아래 사진은 강원도 계방산에서 만난 댕댕이나무 꽃입니다.
구슬댕댕이는 열매가 빨간색이고 구슬 모양인데, 구슬 모양의 댕댕한 열매’가 달린다고 구슬댕댕이라고 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북부 산지에서 드물게 만날 수 있는 나무입니다. 댕댕이나무와 구슬댕댕이는 둘 다 괴불나무와 같은 속(인동속)입니다.
◇더 읽을거리
-가을 산, 빨간 열매③ 작살 좀작살 노린재 댕댕이 생강 청가시 붉나무
-인왕산서 만난 뜻밖의 꽃들, 고려엉겅퀴·새며느리밥풀·댕댕이덩굴
'나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수나무는 달콤한 달고나 만들기 달인 ^^ (13) | 2021.11.08 |
---|---|
요즘 절정, 단풍 이름 6개만 알아 볼까요? ^^ (12) | 2021.11.06 |
붉게 물든 싱싱한 붉나무를 만났습니다 ^^ (12) | 2021.10.26 |
낙엽 지는 침엽수가 있다고? 낙엽송·낙우송·메타세쿼이아 (9) | 2021.10.25 |
신문 나온 이 사진, 미루나무 아니라 양버들이랍니다 ^^ (7) | 2021.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