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붉음·날개·소금... 붉나무의 3대 특징

우면산 2020. 9. 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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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에 가면 큰 모래알 크기의 동글동글한 열매를 원추 모양으로 잔뜩 달고 있는 나무가 있다. 열매는 녹색에서 조금씩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요즘 산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붉나무다.

 

붉나무의 요즘 모습. 잎줄기에 날개가 있고, 열매가 익어가고 있다.

 

붉나무는 옻나무과의 나무다. 잎 달린 모양 등이 옻나무 느낌이 나는데, 다른 옻나무 종류들은 잎줄기에 날개가 없기 때문에 구분 가능하다. 꽃잎은 흰색에 노란색이 조금 섞인 색이다. 꽃 송이 하나하나는 작지만 작은 꽃들이 모여 고깔처럼 커다란 꽃차례를 만든다. 의외로 구수한 꿀 향기가 나니 기회가 있으면 꼭 맡아보기 바란다. 꽃에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 이용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는 나무다.

 

 

붉나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는 나무다. 먼저 붉나무는 작은 잎들을 연결하는 자루에 좁은 잎 모양의 날개가 달려 있다. 이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이 나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풀 중에서는 바디나물이, 나무 중에서는 중국굴피나무 정도가 잎자루에 날개가 있다. 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분 포인트로는 더없이 좋다.

 

붉나무 잎과 꽃차례.

 

다음으로 붉나무는 가을이면 붉게 단풍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가을 산을 붉게 물들일 정도이기 때문에 붉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단풍나무 종류가 아니면서도 가을 산을 붉게 물들이는 대표적인 나무다.

 

 

세번째는 붉나무가 소금나무라는 점이다. 붉나무의 다른 이름 가운데 ‘염부목’ 또는 ‘염부자’라는 이름이 있다. 붉나무의 작은 열매 표면에는 흰 가루 같은 것이 붙어 있는데, 이 가루가 짜면서도 신맛이 나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오랜 옛날 바다가 너무 멀어 소금을 구하기 어려운 산간벽지에서는 이 열매에서 짠맛을 우려내 소금 대신 썼다고 한다.

 

10월 중순 붉나무 잎. 붉게 물들고 있다.

 

하나 더. 이 나무에 혹처럼 달린 벌레집(충영)을 오배자(五倍子)라고 부르며 약으로 쓰기 때문에 붉나무를 오배자나무라고도 부른다. 곧 가을이 다가오면 붉나무 잎들이 붉게 물들어 갈 것이다. 작은 구슬같은 열매들도 붉게 익어갈 것이다. 주말에 산에 가면 잎줄기에 날개가 있는 나무를 찾아 인사를 나누어보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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