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쪽, 저 식물 어디서 가을 하늘 쪽빛이 나올까

우면산 2020. 9. 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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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은 짙은 푸른빛이다. 쪽빛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쪽’이라는 식물이 있기 때문이다. 짙은 푸른빛으로 물들이는 염료식물이 쪽이다.

 

사실 쪽은 평범하게 생겼다. 흔한 잡초처럼 생겼고 꽃이 아주 예쁜 것도 아니어서 보고도 그냥 지나치게 쉬운 식물이다. 그런 이 식물에서 어떻게 하늘을 닮은 쪽빛이 나오는지 경이로울 따름이다. 염색 과정을 잘 아는 지인은 “그 쪽빛을 내기위해 발효과정을 거쳐 100번의 정성을 들여야한다”고 했다.

 

쪽. 잎이 둥글둥글하고 잎에 주름이 깊다.

 

쪽은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산이나 길가에 흔한 여뀌 종류와 형제식물이라 식물을 좀 아는 사람도 얼핏 보면 여뀌 아닌가 생각하기 쉽다. 다 자라면 키는 50~60cm 정도다. 예전엔 마당 한 구석에 쪽을 심어 놓고 염료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쪽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화학 연료가 나오면서 굳이 쪽을 기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연 상태로 자라는 것도 아니다. 이제 일반인들은 수목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위 사진은 홍릉수목원에서 담은 것이다.



 

쪽은 여뀌들처럼 늦여름에서 초가을부터 꽃이 핀다. 딱 요즘이다. 줄기 끝에 작은 분홍색 꽃이 줄줄이, 빼곡하게 달린다. 황대권은 『야생초 편지』에서 “여뀌는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참 예쁜 꽃”이라고 했다. 그런데 워낙 무더기로 나니까 그저 귀찮은 풀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여뀌와 비슷하게 생긴 쪽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알고보면 염료식물로 쓰인 고마운, 요즘은 보기도 힘든 귀한 식물인 것이다.

 

쪽은 잎이 동글동글하고 주름이 깊은 것으로 여뀌와 구분할 수 있다. 여뀌는 잎이 길쭉한 피침형이고 잎 끝이 뾰족하다. 여뀌의 화피는 연한 녹색이고 끝이 약간 적색이다. 

 

여뀌. 쪽에 비해 잎이 피침형이고 끝이 뾰족하다.

 

쪽은 꽃이 비교적 성글게 달리는 그냥 여뀌보다는 빽빽하게 달리는 아래 개여뀌를 더 닮았다. 조만간 여뀌 시즌이 오면 여뀌 무리에 대해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개여뀌는 꽃이 빽빽하게 달렸다. 쪽과는 잎 모양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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