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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2

계방산에서 만난 '굳고 정한' 갈매나무

‘남(南)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은 시인 백석(1912~1996)이 1948년 남한 문단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시입니다.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백석이 해방 직후 만주를 헤매다 신의주에 도착했을 즈음 쓴 시라고 합니다. 백석은 이 시에서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외롭게 눈을 맞고 서 있는 갈매나무로 표현했습니다. 신경림 시인은 책 ‘시인을 찾아서’에서 “이 갈매나무야말로 백석의 모든 시에 관통하는 이미지”라고 극찬했습니다. ^^ 갈매나무가 얼마나 대단한 나무이기에 백석이 드물다, 굳다, 정하다 등 형용사를 세 개나 붙였을까요? 갈매나무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높이 5m까지 자란다고 소개한, 그리 크지 않은 나무입니다. 암수가 다른 나무인데, 5~6월 작은 황록색 꽃이 피고 가을에 콩..

나무이야기 2021.06.03

갈매나무 &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관람 후기

어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보았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공연 본 얘기는 처음 쓰는 것 같습니다. ^^ 시인 백석의 동명 시를 모티브로 창작한 뮤지컬인데, 백석과 기생 ‘자야’의 사랑 이야기를 극화한 것입니다.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에서 내년 1월까지 공연합니다. 2015년 초연을 선보였고 반응이 좋아 이번이 세 번째 시즌이라고 합니다. 백석과 자야 그리고 작품의 안과 밖에서 그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사내' 등 3명이 이끌어가는 소규모 무대였습니다. 소품이나 무대도 단출했는데, 백석의 시들을 매달아 놓은 장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토리는 좀 어수선했지만 출연자들이 연기를 잘해서인지 제법 뭉클했습니다. ^^ 제가 본 공연은 백석 역은 강필석, 자야 역은 이하나, 사내 역은 윤석현이었습니다. ..

꽃이야기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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