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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8

이팝나무? 조팝나무? -윤성희 단편 ‘블랙홀’-

윤성희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에 ‘블랙홀’이라는 단편이 있습니다. 이 소설에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쌍둥이 자매가 고속도로 옆에 핀 하얀꽃 군락이 이팝나무꽃인지 조팝나무꽃인지 티격태격하다 내기를 하는 장면입니다. ^^ 고속도로 옆으로 하얀 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피어있었다. 나는 자동차 창문을 내렸다. 향긋한 냄새가 날 줄 알았는데 아무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다. 언니는 그 꽃이 이팝나무 꽃이라고 했다. 나는 조팝나무 꽃이라고 했다. "내기할까?" "응, 내기하자." 우리는 무엇을 걸지 한참을 생각했다. (중략)나는 휴대폰을 꺼내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를 검색해봤다. 세상에.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고 조팝나무는 장미과였다."이름만 봐서는 쌍둥이 같은데 말이야." 내 말에 언니가 쌍둥이들도 얼마나 성격이 다..

책이야기 2024.04.26

딱총나무를 ‘숲속의 잡초’라고 하는 이유

요즘 산길에서 붉고 선명한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딱총나무입니다. ^^ 산에 가면 비교적 흔히 볼 수 있고 공원이나 화단에 심은 것도 보이고, 공터 같은 곳에서 자연적으로 자라기도 합니다. 요즘 붉은 열매를 달고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한번 보이기 시작했을 때 잘 살펴보면 주변에 딱총나무가 여기저기 더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반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잡초처럼 잘 자란다고 딱총나무를 ‘숲 속의 잡초’라고 부른답니다. ^^ 서울 청계천을 지나다 보면 군데군데 이 나무를 심어놓은 걸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딱총나무는 어느 곳에서도 잘 자라며 때에 맞추어 잎이 나고 꽃을 피우고 붉은 열매를 맺습니다. 열..

나무이야기 2022.06.25

수크령·가막살나무·참나리, 7월 청계천에 핀 꽃들

어제 점심때 서울 청계천을 걸었습니다. 참나리, 좀작살나무, 인동덩굴 등 다양한 꽃들이 반겼습니다. 오늘은 7월 청계천에 핀 꽃들을 소개하겠습니다. ^^ 요즘 청계천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은 참나리입니다. 청계천 옆 화단을 따라 참나리가 대규모로 자라고 있고 요즘 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참나리는 잎 밑부분에 까만 구슬(주아)이 주렁주렁 붙어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주아로 번식하고 또 씨앗으로 번식하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리입니다. ^^ 참나리 꽃에는 검은빛이 도는 자주색 반점이 많아 호랑무늬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나리의 영문명은 ‘tiger lily’입니다. 나리 중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다고 ‘참’이라는 접두사가 붙었습니다. 그다음으로..

꽃이야기 2021.07.20

쌀밥 같은 하얀 꽃 피는 가로수 이팝나무 개화, 서울에서 감상 명소 20곳

오늘 아침 집 앞 가로수인 이팝나무 꽃이 핀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팝나무는 늦봄, 그러니까 더위가 완연할 때 피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더구나 아직 4월인데.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이팝나무는 5~6월에 개화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하긴 요즘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 날씨를 보여 이팝나무도 놀라 꽃을 피운 것 같습니다. ^^ 이팝나무는 서울 가로수의 6.5%를 차지하는 나무입니다. 2019년 현재 서울 가로수는 30만 7351그루인데 그중 2만 88그루가 이팝나무입니다.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느티나무, 왕벚나무에 이어 로 5번째로 많은 나무입니다. 부산의 경우 왕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나무입니다(1만4334그루, 8.7%). 서울에서 피기 시작했으니 ..

나무이야기 2021.04.23

인동덩굴, 푸름 잃지않고 겨울 이겨내는 식물 ^^

요즘 서울 둘레길이나 가까운 산에 오르다보면 한겨울인데도 푸른 잎을 달고 있는 덩굴식물이 있습니다. 상록수처럼 빳빳하지는 않고 좀 힘이 없어 보이는 잎이긴 하지만 그래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주말 인왕산 둘레길에서 만난 것입니다. 어떤 것은 나무 등 주변에 있는 물체를 타고 높이 오르고, 주변에 마땅한 식물이 없으면 옆으로 기면서 자랍니다. 이 식물이 인동덩굴입니다. 인동덩굴은 전국적으로 산 주변이나 언덕 같은 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화단에 심기도 합니다. 서울 청계천 양쪽 화단을 보면 인동덩굴을 길게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동(忍冬)덩굴이라는 이름은 추운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겨울을 이겨낸다고 붙인 것인데, 중국명을 차용한 것이라고 합..

나무이야기 2021.01.05

결초보은의 풀 그령, 큰 강아지풀 수크령

큰 강아지풀처럼 생겼죠 ^.^ 서울 청계천에 가면 아래 사진처럼 생긴 풀을 천변에 길게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크령입니다. 수크령은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보는 것처럼, 원통형 이삭이 달린 것이 강아지풀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훨씬 커서 60cm 정도에서 1m까지 자랍니다. 이삭을 만져보면 보들보들한 느낌이 참 좋습니다. ^^ 수크령이란 이름은 수놈 그령이라는 뜻입니다. 그럼 암그령에 해당하는 식물이 있겠지요? 바로 그령입니다. 한 식물의 암, 수가 아니라 그령은 좀 작아서 여성 같은 이미지, 수크령은 억세고 강한 이미지여서 각각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령은 풀을 묶어 은혜를 갚다는 뜻의 결초보은(結草報恩)에 나오는 풀입니다. 이 풀은 억세서 묶은 다음 발로 툭툭 차도 여간해서는..

꽃이야기 2020.07.25

딱총나무, 꺾으면 ‘딱’하고 ‘총’소리?

딱총나무라고 들어보았는지요? ^^ 요즘 붉고 선명한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어서 눈에 잘 띄는 나무입니다. 산에 가면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데 공원이나 화단에 심기도 하고, 공터 같은 곳에서 자연적으로 자라기도 합니다. 서울 청계천을 지나다보면 군데군데 이 나무를 심어놓은 걸 볼 수 있습니다. 딱총나무는 인동과에 속하는 작은키나무입니다. 꽃은 5월에 피지만 그렇게 주목 받지는 못합니다. 초봄에 보라색 꽃봉오리가 올라온 다음 점차 연노란색 꽃차례가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세로로 길게 갈라져 있습니다. 딱총나무가 주목을 받는 것은 요즘처럼 열매가 붉어진 다음입니다. 초여름부터 익기 시작해 오래 달립니다. 열매의 맛은 쓴 편이지만 새들에게는 좋은 먹이라고 합니다. 딱총나무라는..

꽃이야기 2020.07.02

청계천에 금·은 가득, 인동덩굴 개화 ^^

요즘 서울 청계천에 가면 인동덩굴 꽃이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청계천 양쪽 화단엔 인동덩굴을 심어놓았습니다. 꽃이 한창인데, 향기도 좋아 인동덩굴 주변에서 벌들이 붕붕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동덩굴은 산 주변이나 언덕 같은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인동(忍冬)덩굴이라는 이름은 추운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겨울을 이겨낸다고 붙은 것입니다. 남부지방에서는 그렇지만 중부지방에 오면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반상록성 식물입니다. 인동초라고도 부르는데, 인동덩굴이 추천명입니다. 인동초라는 말 때문에 풀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지만 나무입니다. 인동덩굴이 인상적인 것은 사실 잎보다 꽃입니다.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피는 꽃은 흰색으로 피다가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금은화(金銀花)..

꽃이야기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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