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인왕산에서 신기방기 연리지를 만나다 ^^

우면산 2025. 1. 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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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인왕산 정상에서 창의문 방면(윤동주문학관 방면)으로 가다 소나무 연리지를 만났습니다. ^^ 그동안 서울에 살면서 인왕산을 열번 이상 올랐을텐데 왜 이제야 보였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입니다.
 

서울 인왕산 한양도성길에서 만난 연리지.

 
'한양도성 부부소나무'라는 안내문이 있었는데, ‘뿌리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이어져 마치 하나의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이 연리지(連理枝)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인왕산 연리지는 두 나무가 뿌리라고도 할 수 없고, 가지라고도 할 수 없는 부분이 하나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연결 부분에 나무 껍질까지 있으니 뿌리보다는 가지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민망한 연리지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
 

인왕산 연리지 안내문.

 
산이나 수목원에 다니다 보면 두 나무가 붙어서 자라는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연리(連理)는 뿌리가 다른 나무가 맞닿아 한 나무처럼 합쳐져 자라는 것을 말합니다. 연리목은 원줄기가 합쳐져 있는 나무, 가지만 연결되면 연리지(連理枝)라고 합니다. ^^ 아예 두 나무 뿌리가 연결된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뿌리가 붙는 경우를 ‘연리근(連理根)’이라고 합니다.
 

해남 대흥사 느티나무 연리근.

 
가까이 있는 두 나무가 작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몸집이 커지면서 서로 부딪혀 붙고, 안정이 되면 줄기나 가지가 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흔히 연리지는 연인의 사랑, 연리목은 부부의 사랑에 비유하더군요. ^^ 그래서 연리지나 연리목을  사랑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결합 중인 두 나무. 강릉 솔향수목원.

 
나무가 연리가 되는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웃한 두 나무가 차츰 굵어져 맞닿게 되면 해마다 새로운 나이테를 만들기 때문에 서로를 심하게 압박한다고 합니다. 우선 맞닿은 부분의 껍질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부서지고 맨살끼리 맞부딪치겠지요.
 
먼저 굵게 자라는 것을 담당하는 ‘부름켜’가 서로 가진 물질을 주고받고, 이어서 양분을 공급하는 방사조직을 서로 섞어버린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세포들은 맞닿은 선을 따라 차근차근 서로의 세포벽을 잇는 공사를 진행해 나간다고 합니다. 한몸이 되는 것이지요.
 
연리목은 같은 종 나무인 경우가 많지만 다른 종 나무가 연리목으로 자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창경궁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연리목.

 
 
 ◇더 읽을거리
 
-연리지·연리목, 사랑의 상징인가, 타협의 산물인가? 
 
-가을 선운사에 가서 대만족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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