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부산 이기대 해안산책로에서 만난 엄지척 털머위

우면산 2020. 10. 20.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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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18일) 오후 부산에 간 김에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걸었습니다. 이기대길은 익히 그 명성을 들어서 부산에 가면 꼭 가보려고 했던 길입니다.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길이 험했습니다. 하지만 실유카, 돈나무, 털머위, 갯고들빼기, 해국, 보리밥나무 등을 실컷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

 

 

우선 오륙도 스카이워크 바로 옆에 실유카가 멋지게 피어 있었습니다. 바다 버전의 실유카는 처음 담아보았습니다.  실유카는 전체적으로 유카와 비슷하지만 잎에 실이 많이 붙어 있는 점이 차이라고 합니다.

 

 

실유카.

 

 

스카이워크부터 탐방을 마무리할 때까지 갯고들빼기를 가장 많이 만났습니다. 이고들빼기와 비슷한데, 바닷가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갯고들빼기.

 

 

돈나무는 열매를 맺었고, 일부는 빨간 씨앗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역시 바다 버전으로 돈나무를 담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돈나무. 일부는 열매가 벌어져 빨간 씨앗이 드러났다.

 

 

저에게 이날 하이라이트는 털머위였습니다. 털머위는 곰취와 아주 비슷하고, 잎도 비슷하지만 광택이 있고 아주 큰 식물입니다. 줄기에 하얀 솜털이 보송보송 나 있어서 털머위라고 부릅니다.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들고 제주도나 남해안에 가야 볼 수 있는데, 스카이워크 주변에 털머위가 많아 신나게 담았습니다. ^^

 

 

털머위.

 

 

 

털머위는 이제 됐다 싶었는데 농바위를 좀 지나서 아래 환상적인 털머위를 만났습니다형태도 온전하고 꽃도 절정이었는데저에게 왜 이제야 오느냐고 원망하면서 반기는 듯했습니다. 아래 털머위 한번 보면 왜 제가 흥분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털머위.

 

 

바닷가 들국화, 해국도 곳곳에 피어 있었습니다. 해국도 담고 또 담고 해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 

 

 

해국.

 

 

상록수로, 역시 따뜻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보리밥나무도 지천으로 흔했습니다. 다른 일반적인 식물들과는 다르게, 지금(8월 말~10월 말) 꽃이 피어 다음 해 2월 중순~3월 중순 열매가 익는다고 합니다.

 

 

보리밥나무.

 

 

1시간 좀 더 걷고, 아쉽게도 KTX 시간 때문에 치마바위쯤에서 순환도로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털머위 등 멋진 꽃들을 담았다는 생각에 만선 후 귀항하는 선장처럼 뿌듯했습니다. ^^ 제가 어디 갔더니 어떤 야생화가 있더라는 글은 잘 쓰지 않는데 이기대길을 꼭 소개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기대 해안로에서 바라본 해운대. 

 

 

다음에 올 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가서 끝까지, 찬찬히 가볼 생각입니다. 스카이워크에서 용호동 동생말까지 4.7㎞,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봄이나 여름에 오면 더 대단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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