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볕 잘 드는 양지바른 산이나 언덕, 묘지 주변 풀밭에서 하늘을 향해 핀 하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연한 분홍색이 섞여 있기도 합니다. 이런 꽃을 보았다면 솜나물일 겁니다. ^^
솜나물은 국화과 여러해살이풀로, 3~5월 아래 사진과 같이 줄기 끝에 연한 분홍색이 섞인 하얀 꽃을 한 송이씩 피웁니다. 뿌리에서 여러 개의 뿌리 잎이 돋아나는데 잎자루가 짧고 길쭉한 타원형입니다. ^^
잎 뒷면과 꽃줄기에는 거미줄 같은 흰 털로 덮여 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차츰 없어집니다. 솜나물이라는 이름은 이 흰 털로 덮여 있는 것이 마치 솜처럼 하얗게 보이는 나물이라고 붙인 것입니다. ^^
우리 야생화 중 ‘솜’자가 들어 있는 솜다리, 솜방망이, 솜양지꽃 등도 모두 흰 털이 특징적이라 이런 이름을 가진 것입니다. ^^
솜나물 씨에는 민들레 씨처럼 누런색이나 갈색의 관모가 달려 있고 이것이 모여서 둥근 공 모양을 만듭니다. 그래서 바람에 관모 달린 씨가 하나씩 떨어져 날아갑니다. ^^
솜나물은 요즘, 그러니까 봄에 꽃이 피지만 가을에 한번 더 꽃 피는 식물입니다. 같은 꽃인데 봄형, 가을형이 있는 것입니다. 가을에 피는 꽃은 봄철 꽃보다 몸집이 커서 꽃줄기가 30~60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자라고 꽃도 훨씬 큽니다. ^^
다만 봄꽃은 개방화(開放花)지만 가을꽃은 폐쇄화(閉鎖花)입니다. 폐쇄화는 꽃잎이 벌어지지 않아 꽃봉오리 속에서 암술과 수술이 자가수분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식물이 자기수분을 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제비꽃은 위쪽에 피어있는 꽃은 타가수분을 하는 개방화지만 아래쪽에 자가수분을 하는 폐쇄화가 있습니다. 고마리도 마찬가지입니다. ^^
타가수분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종 다양성을 추구하면서도, 자가수분을 통해 종 보존도 소홀히 하지 않는, 현명한 번식 전략을 가진 식물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솜나물은 봄과 가을로 시기를 나누어 개화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
◇더 읽을거리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식물원에 핀 다양한 수선화 감상하세요 ^^ (22) | 2024.04.09 |
---|---|
서울로7017에서 만난 아름다운 목련들 ^^ (25) | 2024.04.07 |
우리 특산 제주왕벚나무, 여의도 벚꽃길에 심는다 ^^ (24) | 2024.04.03 |
경주 벚나무 중 우리 특산 왕벚나무는 몇 그루? (26) | 2024.03.29 |
흰색·분홍색·보라색, 노루귀 꽃의 3색 변신 ^^ (29) | 2024.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