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천수목원에 갔을 때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칠자화가 다시 붉은 꽃이 활짝 핀 것처럼 보인 것이었습니다. 칠자화는 요즘 서울 도심에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
얼마전 하얀 꽃이 피었는데 요즘 다시 꽃 핀 것처럼 화려하게 변한 나무들이 있습니다. ^^ 흔히 칠자화를 두고 두 번 꽃 피는 나무라고 합니다. 8~10월 향기가 좋은 흰꽃이 피고, 꽃이 지고 나면 꽃받침이 빨갛게 변하면서 꽃이 두 번 피는 것 같다고 하는 말입니다. 정말 꽃이 지면 녹색의 짧은 꽃받침이 빨간색으로 변하면서 점점 길게 자라 다시 꽃이 핀 것 같습니다. ^^
칠자화는 중국 원산의 인동과 낙엽 활엽수입니다. 높이 4~8m까지 자란다는데 요즘 길거리에서 보이는 것은 2~3m 정도까지 자라 있습니다. 꽃이 피면 은은한 자스민향이 퍼지고 꽃에 꿀도 많아 밀원식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칠자화는 이처럼 꽃과 꽃받침이 독특하고 아름다운데다 빨리 자라는 속성수이고, 추위, 공해, 병충해 등에 강해 최근 관상수나 조경수로 많이 심고 있습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나무를 가로수 또는 조경수로 심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미국 아놀드수목원 소속 윌슨이 1907년 중국 탐험 중 처음 발견해 표본을 채집한 나무입니다. 윌슨은 1920년 제주도에 와서 구상나무를 발견한 학자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칠자화 존재가 수십년간 잊혀졌다가 1980년 중미(中美) 합동 식물탐사대가 이 나무를 다시 발견해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고 합니다.
이런 사연을 보면 칠자화는 메타세쿼이아와 비슷한 사연을 가졌고 전세계로 확산도 비슷한 경로를 가는 것 같습니다. ^^
칠자화(七子花)라는 이름은 꽃망울이 7개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어 이름도 ‘Seven-son flower’입니다. 꽃망울이 7개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6개 꽃망울에서만 꽃이 피고 한가운데 것은 꽃망울이 아니라 꽃이 피지 않습니다. 그래서 ‘육자화’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 왜 칠자화는 왜 꽃이 진 후 꽃받침이 커지고 붉어질까요? 그 이유는 불분명합니다. 이 나무는 1980년부터 전 세계로 퍼지고 있지만 중국에서도 야생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해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칠자화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이 나무의 진화 전략이 자연 상태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특이한 꽃받침 등이 인간의 눈에 띄면서 전 세계로 퍼지고 있으니 결국 칠자화의 전략이 성공한 셈입니다.
◇더 읽을거리
-칠자화·칠엽수·칠변화, 이름에 '세븐(7)' 들어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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