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 중 하나가 가로수일 것입니다. 저는 스페인 세비야에 갔을 때 오렌지나무가 도심 주요 가로수인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사람은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개선문까지 죽 늘어선 마로니에를 보고 파리에 온 것을 실감할 것입니다.
마로니에는 가시칠엽수(또는 서양칠엽수)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선 그냥 칠엽수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칠엽수는 일본 원산이고 가시칠엽수는 유럽이 원산지입니다.
칠엽수와 가시칠엽수를 구분하는 방법은 열매를 보는 것입니다. 칠엽수는 열매의 표면이 매끈한데 가시칠엽수는 철퇴 모양으로 가시가 잔뜩 나 있습니다. 열매가 없을 때는 잎 뒷면을 보아 적갈색 털이 있으면 칠엽수, 털이 거의 없으면 가시칠엽수입니다.
로마의 상징 가로수는 무엇일까요? 아마 로마를 여행하다가 우산 모양으로 생긴 소나무를 보았을 겁니다. 그럴습니다. 로마의 가로수는 우산소나무가 많습니다. ^^ 아피아 가도(Via Appia)를 비롯한 로마의 도로를 따라 있는 우산소나무는 로마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베를린에서는 어떤 나무를 많이 보았는가요? 사람들이 흔히 '보리수'라고 부르는, 슈베르트의 가곡에 나오는 ‘린덴바움(Linenbaum)’입니다. ^^ 베를린엔 이 나무를 가로수로 심어놓은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이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학창시절 배운 ‘성문 앞 우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가 바로 린덴바움입니다. 베를린만 아니라 다른 유럽 도시에서도 가로수로 굉장히 많이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보리수’라는 나무가 따로 있으니 린덴바움은 유럽피나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호주를 대표하는 가로수는 무엇일까요? 자카란다가 있습니다. 한국의 벚꽃처럼 호주의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나무입니다. 가로수로 많이 심는데, 나무도 크고 꽃잎도 풍성하다. 이맘때면 호주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호주만 아니라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남미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 남반구에서는 봄(우리에겐 가을)에 아름다운 보라색 자카란다를 볼 수 있습니다. ^^
서울 가로수는 무엇이 떠오르는지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서울 도심에 은행나무를 대대적으로 심었습니다. ^^ 그래서 서울 가로수 약 35%는 은행나무입니다. 은행나무는 서울시 시목(市木)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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