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칠자화·칠엽수·칠변화, 이름에 '세븐(7)' 들어간 이유

우면산 2021. 8. 3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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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을 걷다 보면 두 가지 눈에 띄는 나무가 있습니다. 하나는 작은 하얀 꽃 여러 개가 모여 핀 나무이고, 다른 하나는 둥글게 황갈색으로 익어가는 열매를 매단 나무입니다. 각각 칠자화(七子花)와 칠엽수(七葉樹), 이름에 행운의 숫자 ‘7’이 들어가 있습니다. ^^

 

먼저 꽃이 귀한 요즘, 칠자화가 피고 있습니다. 서울 경의선숲길에 많이 심어 놓았고, 을지로, 마포대로, 서대문로타리 주변 가로에서도 이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높이 4~8m까지 자란다는데, 요즘 길거리에서 보이는 것은 2~3m 정도 높이더군요.

 

요즘 칠자화가 피는 모습.

 

중국 원산으로, 칠자화(七子花)라는 이름은 작은 꽃 6개가 합쳐 한 송이 꽃을 이룬다(6+1)고 붙인 것이라고 유래했다고 합니다. 흔히 칠자화는 두 번 피는 꽃이라고 합니다. 가을까지 향기나는 흰꽃이 피고, 꽃이 지면 꽃받침이 빨갛게 변하면서 꽃이 두 번 피는 것 같다고 하는 말입니다. ^^

 

칠자화 꽃과 빨갛게 변한 꽃받침(오른쪽).

 

칠엽수는 봄에 원뿔 모양의 흰 꽃차례가 독특하고, 여름엔 넓은 잎으로 그늘을 만들고, 가을엔 노랗게 물들어 조경수나 가로수로 많이 심는 나무입니다. 요즘 노란색과 갈색이 섞인 둥근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열매는 10월쯤 벌어지면 밤톨 모양의 씨앗이 나오는데 이를 ‘말밤(horse chestnut)’이라고 부릅니다. 꼭 밤같이 생겼지만 밤과 달리 쓴맛이 강하고 먹으면 설사나 구토 등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칠엽수 열매.

 

칠엽수는 잎이 7장씩 모여 달려 붙은 이름입니다. 긴 잎자루 끝에 손바닥을 펼쳐놓은 것처럼 잎들이 달립니다. 세어보면 5~6, 8장인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칠엽수 비슷한데 아래 사진처럼 열매에 철퇴 모양으로 가시가 잔뜩 나 있는 종류도 있습니다. 이 친구는 가시칠엽수입니다. 열매가 없을 때는 잎 뒷면에 적갈색 털이 있으면 칠엽수, 털이 거의 없으면 가시칠엽수입니다.

 

가시칠엽수 열매.

 

이름에 ‘7’ 자가 들어간 식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란타나는 열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화분에 심어 기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목원 온실에 가면 거의 빠짐없이 볼 수 있는 꽃입니다. 꽃이 둥글게 모여 피는데, 꽃색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칠변화(七變花)'라고도 부릅니다. 오늘은 이름에 ‘럭키 세븐(7)’이 들어간 식물을 알아보았습니다. ^^

 

란타나(칠변화).

 

 

◇더 읽을거리

 

-칠자화, 흰꽃·붉은색 꽃받침으로 두번 꽃 피는 나무  

 

-세계 3대 가로수, 마로니에 또는 칠엽수 

 

-발리 여행에서 본 꽃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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