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거제 공곶이 3대 명물 수선화밭, 동백나무터널, 후박나무숲

우면산 2021. 9. 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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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에서 90세 전후인 강명식·지상악 부부가 거제 공곶이에서 수선화 밭을 가꾸는 스토리를 본 적이 있다. 공곶이는 거제도에서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곳으로, 지형이 궁둥이처럼 툭 튀어나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강명식·지상악 부부가 1969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50년 넘게 농원을 일구었다고 한다.

 

공곶이 수선화밭과 동백나무터널을 담은 안내판.

 

푸른 바다와 맞닿은 곳에서 노부부가 평화롭게 농원을 가꾸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지난 여름휴가 때 거제도를 방문한 김에 공곶이를 가보았다. 공곶이를 가려면 일운면 예구마을 입구 주차장에 차를 놓고 20분쯤 걸어서 능선을 하나 넘어야한다. 일부 구간은 천주교순례길과 겹쳐 있다.

 

공곶이 몽돌해변에 있는 주변 안내도.

 

주차장을 출발해 10분쯤 땀을 흘리며 시멘트길을 오르자 전망이 트이면서 아래로 거대한 숲과 바다가 펼쳐졌다. 여기서 공곶이로 가는 길에 들어서자 바로 아왜나무 울타리가 있었다. 산길을 따라 길게 심어놓은 아왜나무 울타리는 나무도 크고 규모도 대단해서 탄성을 자아냈다. 아왜나무는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지만 거제도 등 남부지방에서는 생울타리 나무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공곶이 가는 길 아왜나무 울타리.

 

아왜나무 울타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내려가자 끝이 아득한 나무터널이 나왔다. 양쪽에 동백나무를 심고 계단을 만들어놓은 동백나무터널이었다. ‘333계단을 걸어 내려가야 공곶이에 닿는다. 이 계단은 강명식 할아버지가 손수 돌로 쌓은 것이라고 한다. 양쪽으로 심은 동백나무가 지금도 장관이었는데, 동백꽃이 피고 질 즈음은 대단할 것 같았다. ^^

 

공곶이 동백나무터널. 333개 계단이 아득할 정도로 길다.

 

동백나무터널 양쪽은 일부는 계단식 밭이었고 일부는 숲 그대로였다. 계단식 밭에 일부 종려나무(키 작은 야자나무)를 심어 이 숲을 종려나무숲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개간하지 않고 숲 상태인 곳에는 거대한 후박나무들이 빡빡하게 자라고 있었다. 후박나무가 원시림 상태로 커다란 줄기를 뻗은 모습이 신비한 기운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공곶이 후박나무숲.

 

농원을 지나면 몽돌해변이 나온다. 몽돌에 파도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수려한 한려수도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내도(內島)가 코앞에 있다. 그 너머가 외도보타니아로 유명한 외도다. 농원에 있는 부부의 집은 허름했다. 낯선 사람이 나타나자 강아지가 컹컹 짖어댔지만 부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농원에서 바라본 내도. 가운데 야자나무(종려나무)도 보인다.

 

수선화는 초봄에 피는 꽃이라 볼 수 없었지만 곳곳에서 구근 말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진으로 보는 공곶이 수선화 전경은 근사했다. 하지만 공곶이 가는 길에 있는 동백나무터널, 후박나무숲도 정말 대단했다. 나에게 공곶이 명물을 고르라면 ①수선화밭 ②동백나무터널 ③후박나무숲을 나란히 놓고, 하나 더 덧붙일 수 있다면 ④아왜나무 울타리를 넣고 싶다. ^^  나중에 수선화도 피고 동백꽃도 필 때 꼭 다시 공곶이에 가고 싶다.

 

 

◇거제도 관련해 더 읽을거리

 

-거제 외도보타니아에 핀 꽃들, 맥문아재비·아왜나무 

 

-외도보타니아에 핀 이국적인 꽃들, 부겐빌레아·알라만다·듀란타  

 

-소노캄 거제에 시계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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