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수목원에 가면 나도밤나무, 밤나무, 너도밤나무를 차례로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오늘은 이 홍릉수목원 밤나무 3형제 이야기입니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홍릉수목원에 갑니다. 이곳은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 꽃이 피고 열매 맺는 모습을 관찰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서울 시내에 있어서 가깝고,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식물들이 있고, 무료이기까지 합니다. ^^
이 세 나무가 나란히 있는 곳은 국립산림과학원 본관과 밀레니엄동산 사잇길에서 활엽수원(제4수목원)을 바로보는 곳입니다. 본관에서 보면 너도밤나무, 밤나무, 나도밤나무 순으로 심어 놓았습니다.
이 세 나무는 왜 밤나무라는 이름을 공유할까요? 잎이 비슷하게 생겨서입니다. 나도밤나무와 너도밤나무는 잎이 밤나무 잎처럼 긴 타원형이고 측맥이 발달한 것이 밤나무와 닮았습니다.
하지만 나도밤나무는 잎만 밤나무와 비슷한, 밤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입니다. 식물 분류상 과 자체가 나도밤나무과여서 참나무과인 밤나무·너도밤나무와는 과가 다른 나무인 겁니다. 식물에서 과가 다르면 생식기관인 꽃과 열매가 아주 다르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래 나도밤나무 열매 사진을 보면 밤나무·너도밤나무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도밤나무는 충남과 전라도, 경남, 제주도에서 주로 자라는 낙엽교목이니 남부 수종입니다. 이번 여름에 거제도에 가보니 숲에서 나도밤나무를 적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너도밤나무는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나무입니다. 밤나무와 같은 참나무과로, 밤나무와 친척 관계인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아래 사진처럼 밤송이 비슷한 열매가 달리고 그 안에 잣과 비슷하게 생긴 견과가 있는데 구워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식물명에는 ‘너도’ ‘나도’라는 접두사가 흔하게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름 규칙이 있는데, 대개 어떤 식물에 비교적 가까우면 ‘너도’가 붙습니다. 반면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면 ‘나도’가 붙습니다.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의 경우에 딱 맞습니다. ^^
◇더 읽을거리
-제주도 가로수, 후박나무 먼나무 구실잣밤나무 담팔수 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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