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넘은 나이에 한글을 깨친 다음 시집 4권을 낸 경북 칠곡 할머니들 시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다고 합니다. 출판사 천재교과서는 내년에 발간하는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칠곡 할매’들이 쓴 시와 그림 4편을 싣기로 한 것입니다. ^^
‘칠곡 할매’들은 2013년 칠곡군이 연 ‘성인 문해 교육’ 강의를 수강하면서 처음 한글을 깨쳤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가난 때문에 한글도 배우지 못했는데, 뒤늦게 한글을 배운 다음 시도 여러 편 쓴 것입니다.
2015년 10월 칠곡 할머니들이 낸 시집 ‘시가 뭐고’는 2주 만에 1000부가 팔리는 등 지금까지 1만부가 팔렸다고 합니다. ^^ 요즘 이 정도 팔리면 베스트셀러죠. ^^
할머니들 시 중 강금연 할머니의 ‘처음 손잡던 날’, 김두선 할머니의 ‘도래꽃 마당’, 박월선 할머니의 ‘이뿌고 귀하다’, 이원순 할머니의 ‘어무이’가 교과서에 실리는데, ‘성장’의 의미를 다룬 단원에 실린다고 합니다.
26일자 신문에 나온 할머니들 시를 읽다가 고(故) 김두선 할머니의 시 ‘도래꽃 마당’에서 낯선 꽃 이름을 보았습니다. 바로 ‘도래꽃’입니다.
<마당에 도래꽃이 만타/영감하고 딸하고 같이 살던/우리집 마당에 도래꽃이 만타/도래꽃 마당에 달이 뜨마/영감 생각이 더 마이 난다.>
무슨 꽃인지 궁금해 검색해보았는데, 도래꽃이 무슨 꽃인지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참이나 찾은 끝에 도래꽃이 도라지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
도라지의 경상도 방언이 ‘도래’ 또는 ‘도래지’, ‘돌가지’라고 합니다. ^^ 도라지꽃이라고 쓰지 않고 도래꽃이라고 쓰니 훨씬 더 어감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
시에는 ‘도래꽃 마당에 달이 뜨마/영감 생각이 더 마이 난다’에서 보듯 할머니들의 솔직한 심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또 맞춤법이 틀리니까 더욱 감동적인 것 같습니다. ^^
이번 일을 계기로 칠곡군은 네 할머니가 공부한 약목면에 ‘교과서 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칠곡 할매들의 시와 그림을 벽화로 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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