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영남 산불이 일주일 가까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은 해당 지역에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아 산불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입니다.
소나무 등 침엽수의 경우 활엽수에 비해 수분은 적고 정유(기름)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빠르게 나무를 태우고 열기를 많이 배출해 화세(火勢)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소나무 같이 산불에 취약한 나무가 있는 반면 화재가 빠르게 번지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심는 나무도 있습니다. 바로 ‘내화(耐火)수종’으로, 산림청이 꼽는 대표적인 것이 동백나무, 아왜나무, 굴참나무, 황벽나무 등입니다.
해남 대흥사, 고창 선운사 등을 가보면 동백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숲은 산불에서 사찰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숲입니다. 동백나무는 잎이 사철 푸르러 화재 발생 시 불길이 빠르게 번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왜나무도 방화용수나 생울타리용으로 많이 이용하는 나무입니다. 아왜나무는 제주도와 남해안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상록수입니다. 1차로 두껍고 커다란 잎이 불을 막아주고 나무 몸통이 탈 때는 속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거품이 나옵니다. 마치 거품소화기처럼 표면을 덮으면서 차단막을 만든다고 합니다. ‘뽀글뽀글 거품나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동백나무와 아왜나무는 상록성 나무여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만 심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중부지방에는 어떤 나무가 방화벽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바로 굴참나무와 황벽나무랍니다.

굴참나무와 황벽나무의 공통점은 수피가 두껍게 발달했다는 점입니다. 어지간한 나무들은 화마가 덮칠 경우 살아남지 못하지만, 굴참나무와 황벽나무는 수피 코르크질이 두껍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봄철엔 잎도 없기 때문에 굴참나무나 황벽나무 숲에서는 불이 빨리 번지기가 쉽지 않다는군요.

그래서 산림청은 중부지방의 경우 사찰 등 산속에 있거나 산과 인접한 건물 주변은 굴참나무나 황벽나무를 심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에 전소된 경남 의성 고운사 같은 절이 이런 나무들을 방화목으로 심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짜 목련을 만났습니다 ^^ (4) | 2025.04.07 |
---|---|
서산 유기방가옥엔 노란 수선화 가득 (3) | 2025.04.02 |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 피는 노란 산수유 (5) | 2025.03.18 |
국내에서 제대로 핀 바나나꽃 (5) | 2025.03.14 |
서향, 다프네의 향기 맡아보세요 ^^ (3) | 2025.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