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18일) 오후 부산에 간 김에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걸었습니다. 이기대길은 익히 그 명성을 들어서 부산에 가면 꼭 가보려고 했던 길입니다.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길이 험했습니다. 하지만 실유카, 돈나무, 털머위, 갯고들빼기, 해국, 보리밥나무 등을 실컷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
우선 오륙도 스카이워크 바로 옆에 실유카가 멋지게 피어 있었습니다. 바다 버전의 실유카는 처음 담아보았습니다. 실유카는 전체적으로 유카와 비슷하지만 잎에 실이 많이 붙어 있는 점이 차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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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크부터 탐방을 마무리할 때까지 갯고들빼기를 가장 많이 만났습니다. 이고들빼기와 비슷한데, 바닷가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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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는 열매를 맺었고, 일부는 빨간 씨앗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역시 바다 버전으로 돈나무를 담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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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이날 하이라이트는 털머위였습니다. 털머위는 곰취와 아주 비슷하고, 잎도 비슷하지만 광택이 있고 아주 큰 식물입니다. 줄기에 하얀 솜털이 보송보송 나 있어서 털머위라고 부릅니다.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들고 제주도나 남해안에 가야 볼 수 있는데, 스카이워크 주변에 털머위가 많아 신나게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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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머위는 이제 됐다 싶었는데 농바위를 좀 지나서 아래 환상적인 털머위를 만났습니다. 형태도 온전하고 꽃도 절정이었는데, 저에게 왜 이제야 오느냐고 원망하면서 반기는 듯했습니다. 아래 털머위 한번 보면 왜 제가 흥분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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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들국화, 해국도 곳곳에 피어 있었습니다. 해국도 담고 또 담고 해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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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로, 역시 따뜻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보리밥나무도 지천으로 흔했습니다. 다른 일반적인 식물들과는 다르게, 지금(8월 말~10월 말) 꽃이 피어 다음 해 2월 중순~3월 중순 열매가 익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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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좀 더 걷고, 아쉽게도 KTX 시간 때문에 치마바위쯤에서 순환도로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털머위 등 멋진 꽃들을 담았다는 생각에 만선 후 귀항하는 선장처럼 뿌듯했습니다. ^^ 제가 어디 갔더니 어떤 야생화가 있더라는 글은 잘 쓰지 않는데 이기대길을 꼭 소개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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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올 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가서 끝까지, 찬찬히 가볼 생각입니다. 스카이워크에서 용호동 동생말까지 4.7㎞,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봄이나 여름에 오면 더 대단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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