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덕수궁 돌담길, 이상한 열매의 정체는? 동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우면산 2020. 11. 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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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분 3일 서울 시청역 3번 출구 앞에 아래 사진과 같은 이상한 물체가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덕수궁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돌담길을 따라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긴 꼬투리 열매였는데 꽈배기처럼 비틀려서 꼬여 있었습니다. 길이와 폭은 각각 20여cm와 3cm 정도. 언뜻 보면 뱀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 꼬여 있는 물체는 무엇일까요?

 

이게 도대체 무엇일까요? 처음에 이걸 보고 정말 궁금했습니다. 흔히 보아온 물체가 아니었거든요. 아까시나무 열매 같기도 하고... 이제 아래 동영상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

 

서울 시청역 3번출구 앞.

 

덕수궁 안쪽에 있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였습니다. 저 나무 열매가 떨어지면서 바람을 타고 덕수궁 담을 넘은 겁니다. 그럼 저 나무는 어떤 나무이기에 이런 이상한 꼬투리 열매를 떨어뜨리는 걸까요?

 


바로 주엽나무입니다. 전국의 산기슭 계곡이나 물가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덕수궁 안쪽 담장 옆에 몇 그루를 심어 놓은 겁니다. 키 20미터까지 자라는 큰 나무입니다. 열매가 꽈배기처럼 비틀리는 것은 가시가 납작한 것과 함께 이 나무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저 나무는 아래쪽에 무서운 가시를 달고 있습니다. 정말 험상궂게 생겼죠? 초식동물이 잎을 먹는 것을 막기위한 장치입니다. ^^ 껍질이 변형된 장미나 음나무 가시와 달리 잔가지가 변형된 가시라 매년 생장해 몇번씩 가지를 친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인천수목원에서 담은 것입니다. 잎은 아까시나무 잎처럼 생겼습니다.

 

주엽나무 가시.

 

그러나 신기하게도 일정 정도, 그러니까 초식동물이 잎을 따먹을 수 없을 정도로 크면 더 이상 가시가 나오지 않고 기존 가시도 점점 사라진다고 합니다. 이제 가시가 필요없다고 보는 것이죠. ^^

 


주엽나무의 잘 익은 열매 속에는 단맛이 나는 잼 같은 것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한번은 씨를 심어보려고 주엽나무 꼬투리를 고향에 가져간 적이 있는데, 아버지가 어릴적 꼬투리 껍질을 벗겨 단맛을 빨아먹은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저도 살짝 맛을 보니 정말 조청 같은 단맛이 났습니다. ^^

 

주엽나무라는 이름에서 ‘주엽’은 ‘조협’에서 나온 것인데, 옛날에 이 나무 열매를 부르는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조협나무라고 하다가 주엽나무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주엽나무 비슷한데 가시가 통통하고 열매가 비틀리지 않는 조각자나무도 있습니다. 주엽나무는 우리 토종인데 조각자나무는 중국 원산으로, 약재로 쓰려고 도입해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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