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플라타너스라고 부르는 양버즘나무도 낙엽이 지기 시작했습니다. 길거리에 사람 얼굴만 한 플라타너스 잎들이 이리저리 바람에 날리기 시작합니다. 플라타너스 잎까지 떨어지면 가을도 다 간 셈이라 겨울 분위기가 물씬 나죠.
흔히 플라타너스라고 부르는 나무에는 버즘나무와 양버즘나무가 있습니다. 가로수 등으로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은 거의 다 양버즘나무입니다. 플라타너스(Platanus)는 이 나무들의 속명(屬名)입니다.
양버즘나무는 공 모양의 열매가 가지 끝에 한 개 달리고 잎이 얕게 갈라지는 반면, 버즘나무는 열매가 2~6개 달리고 잎이 깊게 갈라지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답니다(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아래 사진은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출장 갔을 때 만난 나무입니다(코로나 사태가 난 직후여서 출입국 제한을 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열매자루에 열매가 3개나 달린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 오랫동안 버즘나무는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위 버즘나무 사진을 보면 한 열매자루에 열매가 3개 달려 있고, 잎도 깊이 갈라져 버즘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잎 크기는 국내에 있는 양버즘나무보다 좀 작은 것 같았습니다.
국내에는 버즘나무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길거리에서 보면 플라타너스 열매가 하나씩 달려 있고 어쩌다 두 개짜리를 볼 수 있는 정도입니다. 춘천 강원도립화목원에 열매가 두개 달린 플라타너스가 있고, 안내판에 '버즘나무'라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1900년쯤 우리나라에 처음 들여온 버즘나무 중 살아남은 나무라는 설명이 있고 둘레가 5.6미터인 거대한 나무(아래 사진)입니다. 그러나 이 나무도 여러 특성상 양버즘나무로 보는 것이 맞다고 합니다(『한국의 나무 바로 알기』).
버즘나무라는 이름은 나무껍질에 생기는 얼룩무늬를 버짐에 이유해 붙인 이름입니다. 별로 아름답지 않은 이름 유래지요? 북한 이름은 방울나무라고 합니다. 우리 어렸을 때도 플라타너스를 방울나무라고 부르며, 장난치면서 이 나무 열매로 친구들 머리를 때린 기억이 있습니다. ^^ 버즘나무라는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고 북한 이름이 괜찮은 편이니 통일이 되면 식물 이름을 정리할 때 방울나무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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