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친숙한 붉은 열매 청미래덩굴, 망개나무 맹감이라고도 하죠 ^^

우면산 2020. 11. 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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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미래덩굴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면 대략 고향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나무는 전국 어느 숲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덩굴나무다. 지역에 따라 망개나무, 맹감 혹은 명감나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다. 우리 고향에선 맹감이라 불렀다. ^^

 

청미래덩굴은 꽃보다 요즘에 지름 1㎝ 정도 크기로 동그랗고 반들반들하게 익어 가는 빨간 열매가 인상적이다. 누르면 푹신하다. ^^

 

청미래덩굴 열매.

 

잎 모양은 둥글둥글 원형에 가깝지만, 끝이 뾰족하고 반질거린다. 잎겨드랑이에 달리는 덩굴손으로 다른 식물들을 붙잡으며 자란다. 덩굴손이 두 갈래로 갈라져 꼬불거리며 자라는 모습이 귀엽다. ^^ 봄에 연한 녹색과 노란색이 섞인 작은 꽃들이 아래 사진처럼 둥그렇게 핀다.

 

청미래덩굴 꽃.

 

경상도에서는 청미래덩굴을 '망개나무'라고 부른다. 그래서 청미래 잎으로 싸서 찐 떡을 망개떡이라 부른다. 떡장수가 밤에 “망개~떡”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바로 그 떡이다. 망개떡은 청미래덩굴 잎의 향이 베어 들면서 상큼한 맛이 나고, 여름에도 잘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청미래덩굴과 비슷하게 생긴 식물로 청가시덩굴이 있다. 청가시덩굴도 숲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둘 다 가시가 있고, 잎과 꽃도 비슷하다. 그러나 청미래 잎은 동그란데 비해 청가시 잎은 계란형에 가깝고 가장자리가 구불거린다.

 

청가시덩굴 열매.

 

열매를 보면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청미래는 빨간색, 청가시는 검은색에 가까운 열매가 달린다. 청가시는 개체 수는 많은데 암수딴그루이고 숫나무들이 많아 열매 구경을 하기가 쉽지 않다. 청가시덩굴과 비슷한데, 줄기에 가시가 없는 민청가시덩굴도 있다.

 

청미래덩굴은 싸리나무와 함께 불을 땠을 때 연기가 안나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때죽나무, 붉나무도 연기가 적게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현기영의 중편소설 「순이삼촌」에는 제주도민들이 밤에는 공비들이, 낮에는 군경이 괴롭히는 것을 피해 한라산 굴속으로 숨었을 때 '밥을 지을 때 연기가 나면 발각될까 봐 연기 안 나는 청미래덩굴로 불을 땠다'는 대목이 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는 빨치산 정하섭이 찾아왔을 때 여주인공 소화가 연기가 나지 않도록 싸리나무로 불을 지피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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