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팥배나무, 팥처럼 붉은 열매 배꽃처럼 하얀 꽃

우면산 2020. 11. 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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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이나 공원에서 크기가 딱 팥알만 한 붉은 열매를 조롱조롱 단 나무를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처럼 달걀 모양 잎에 잎맥이 뚜렷하다면 팥배나무다. ^^

 

 

팥배나무 열매. 색깔도 팥알같고 크기도 팥알만하다.

 

 

요즘 산에서 눈에 띄는 나무 중 하나가 팥배나무다. 서울 남산·안산·북한산 등에서 팥배나무가 주요 수종 중 하나이고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등산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름을 몰랐어도 사진을 보면 "아, 이게 팥배나무야?"라고 할 정도로 흔하다. 특히 서울 둘레길에 있는 서울 은평구 봉산에선 팥배나무가 큰 숲을 이루고 있다.

 

 

팥배나무라는 이름은 열매는 팥을, 꽃은 배꽃을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다. 5~6월 배꽃을 닮은 새하얀 꽃이 필 때도 좋지만, 역시 팥배나무는 요즘처럼 수천 개 붉은 열매를 달고 있을 때 그 진가를 볼 수 있다. 열매는 물론 잎과 꽃으로 구분하기 쉬운 나무이니 한번 눈여겨보면서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팥배나무 열매.

 

 

팥처럼 붉고 작은 열매는 올겨울에도 새들의 양식 역할을 할 것이다이가 없는 새가 한입에 먹기 딱 좋은 크기다팥배나무가 많은 길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한 시인은 팥배나무 열매를 새들을 위해 '나무가 마련한 도시락'이라고 했다.

 

 

요즘 산엔 팥배나무 열매 외에도 산수유, 찔레꽃, 가막살나무, 청미래덩굴 등 붉은 열매들이 유난히 많다. 왜 가을 열매는 붉은색이 많을까. 붉은색은 사람뿐만 아니라 새들에게도 눈에 아주 잘 띄는 색이다. 식물 입장에서는 새들이 열매를 멀리 퍼트려주어야 하니 새들에게 잘 보이는 색을 띠는 것은 당연하다. 새들이 열매를 먹으면 씨앗은 소화시키지 못하고 배설하는데, 식물 입장에서는 씨앗을 멀리 퍼트려주는 것이다.

 

 

팥배나무 꽃. 배꽃과 비슷하다.

 

 

팥배나무는 숲속 건조하고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란다. 햇볕이 부족해도 잘 자라고, 추위에도 강한 편이다. 그러니 관리하기가 쉽다. 여기에다 봄에는 벌과 나비가, 겨울에는 새들이 찾아오니 도심 공원이나 녹지대에 심기 좋은 나무다.

 

서울시는 1971년 서울을 상징하는 나무로 은행나무를 지정했다. 거목으로 성장하는 은행나무는 수도 서울의 무한한 발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중국 원산으로 자생나무가 아니다. 서울시 상징 나무로 서울에서 자생하는 나무이기도 하고, 흔하면서 꽃도 좋고 열매도 좋은 팥배나무는 어떤지 검토해볼 만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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