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자전거를 타고 서울 중랑천을 지나다 본 개양귀비꽃 군락을 보았습니다. 너무 예뻐서 멈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개양귀비가 제철을 맞았습니다. 중랑천만 아니라 한강공원 등 곳곳에, 아니 전국에 대규모 개양귀비 꽃밭이 있습니다. '꽃양귀비 축제'를 하는 지자체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꽃양귀비라고도 부르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추천하는 이름은 개양귀비입니다.
이제는 아시는 분이 많지만 개양귀비(꽃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없습니다. 그렇니까 이렇게 대량으로 심을 수 있겠지요. ^^ 진짜 양귀비는 재배를 엄금하고 있습니다. 양귀비의 ‘설익은 열매 껍질에 상처를 내어, 흘러나오는 유액(乳液)이 말라 약간 굳어졌을 때 70℃ 이하에서 말린 것’이 아편입니다. 그래서 ‘학술적 연구 필요로 작은 면적에 재배할 때에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
요즘에도 아래와 같이 양귀비를 몰래 재배하다 경찰에 단속됐다는 기사가 종종 올라오곤 합니다.
<광주남부경찰서는 28일 광주광역시 남구 자신의 집 마당에서 양귀비 270여 주를 재배한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광주 남구에서는 지난 22일에도 자택 화단에 양귀비 60여 주를 재배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걸리는 분들은 대부분 농촌 어르신들인데, 민간에서 양귀비를 복통과 기관지염, 불면증과 만성장염 치료에 써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단속에 걸린 이들은 거의 다 경찰에서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조금 키운 것”, “언제부턴가 마당 뜰에서 자랐지만 이뻐서 뽑지 않았다”고 말한답니다. 그러나 단 한 포기라도 재배하면 불법이고 자생했더라도 당장 처치해야한다고 합니다. 경찰은 “양귀비를 재배·매수·사용하다 적발되면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양귀비와 개양귀비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입니다. 단속하는 경찰도 양귀비와 개양귀비를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의심스러우면 뽑아와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다고 하네요. 2016년엔 경북 안동시가 도민체육대회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기위해 낙동강변 등에 양귀비 수천 본을 심었다가 뒤늦게 진짜 양귀비인 것을 알고 뽑아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진짜 양귀비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진짜 양귀비와 개양귀비 차이가 보이는지요? ^^
진짜 양귀비와 개양귀비를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진짜 양귀비를 볼 수 없으니 비교하기가 어려운데 그래도 단속하는 경찰이 그나마 잘 알겠지요? 아래는 경찰청 홈페이지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경찰청 홈페이지에 있는 양귀비(왼쪽), 개양귀비 구분법
왼쪽이 단속하는 진짜 양귀비, 오른쪽이 관상용 개양귀비입니다. 핵심은 ①양귀비는 줄기와 꽃봉오리에 털이 없어 매끈하지만 개양귀비는 줄기와 꽃봉오리 전체에 잔털이 나 있다는 것입니다. ②열매도 양귀비는 크고 둥글지만, 개양귀비는 작고 도토리 모양으로 길쭉한 편입니다. ③양귀비는 꽃잎 안쪽에 검은 무늬가 있고, 개양귀비는 없는 것이 많지만 있는 것도 있어서 구분 포인트는 될 수 없겠습니다.
꽃과 개체 크기도 구분에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진짜 양귀비가 더 큰데, 개체 높이가 50~150cm, 꽃잎 하나의 길이는 5~7cm입니다. 반면 개양귀비는 개체 높이는 30~80cm, 꽃잎 하나의 길이는 길이 3~4cm입니다. 가장 쉽고 확실한 것은 줄기에 털이 없이 매끈하면 진짜 양귀비, 있으면 개양귀비인 것 같습니다. ^^
이제 구분 가능하겠습니까? ^^ 진짜 양귀비는 사실상 보기 어려우니 한강공원에 나가면 개양귀비를 관찰해 보면서, 진짜 양귀비와 차이를 한번 리마인드해보시기 바랍니다.
'꽃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맹 탈출] 꽃 공부의 시작, 민들레와 서양민들레 구분 (8) | 2020.06.06 |
---|---|
쥐똥나무꽃 향기에 코로나 안심 ^^ (15) | 2020.06.05 |
사루비아? 샐비어 그리고 ‘청춘의 방황’ (9) | 2020.06.03 |
청계천에 금·은 가득, 인동덩굴 개화 ^^ (6) | 2020.06.02 |
박완서 동화 ‘자전거 도둑’에 나오는 보리밭 (14) | 2020.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