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비오름은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오름 중 하나입니다. 제주도 오름 368개 중 가장 아름다운 ‘오름의 여왕’이라는 말에 혹해서 이 오름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30분 정도여서 왕복 1시간 정도 걸리는 조그만 오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방으로 트인 전망이 일품이었고, 오가는 길에 볼만한 식물도 많아서 참 좋았습니다.
따라비오름 주차장에 차를 놓고 오르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억새와 삼나무였습니다. 오가는 내내 억새와 삼나무를 실컷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오늘 소개할 식물은 억새와 삼나무 외에 따라비오름에서 많이 본 세 가지 나무, 즉 사스레피나무, 우묵사스레피나무, 청미래덩굴입니다.
먼저 사스레나무입니다. 남쪽 바닷가 숲에 가면, 특히 다른 나무 잎은 다 진 겨울에 가면 사스레피나무가 독야청청 푸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비오름 오가는 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사스레피나무가 있었습니다. 상록성 잎이라 언제나 진초록색이고 두껍고 반질반질합니다. 그 잎 사이로 꽃이나 열매가 잔뜩 달립니다. 열매는 구슬처럼 둥글고 자줏빛 도는 검은색입니다. 사스레피나무 잎이 왠지 익숙하죠? 바로 꽃집에서 화환을 만들 때 푸른 잎 줄기로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이 사스레나무 잎입니다. ^^
따라비오름 오가는 길엔 우묵사스레피나무도 엄청 많았습니다. 우묵사스레피나무는 사스레피나무 비슷한데, 잎끝이 우묵하게 들어가서 생긴 이름입니다. 자작나무와 비슷한 '사스래나무'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나무입니다.
다음으로 청미래덩굴입니다. 따라비오름 청미래덩굴은 유난히 열매 색깔이 붉은 것 같았습니다. 청미래덩굴은 어느 숲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덩굴나무입니다. 지역에 따라 망개나무, 맹감 혹은 명감나무라고 부르기도 하죠. 꽃보다 가을에 지름 1㎝ 정도 크기로 동그랗고 반들반들하게 익어 가는 빨간 열매가 인상적인 나무입니다. 잎 모양은 둥글둥글한 원형에 가깝지만 끝이 뾰족하고 반질거립니다. 청미래덩굴과 비슷한 식물로, 검은색에 가까운 열매가 달리는 청가시덩굴이 있습니다.
제주도 4·3사건을 다룬 현기영 중편소설 ‘순이삼촌’에는 청미래덩굴이 나옵니다. 공비와 군경을 피해 한라산 굴속으로 피신한 ‘도피자’들이 밥을 지을 때 연기를 내지 않기 위해 이 나무를 씁니다. 불을 지펴도 연기가 나지 않기로 유명한 나무로는 싸리나무가 있고, 때죽나무, 붉나무도 연기가 적게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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