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백서향·서향의 상서로운 꽃향기 전합니다 ^^

우면산 2021. 2. 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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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향(白瑞香) 이름은 상서로운 향기가 나고 흰 꽃이 핀다는 뜻이다. 요즘 소셜미디어와 야생화 사이트에는 남쪽 지방에서 이 백서향이 피었다는 꽃소식이 한창 올라오고 있다.

 


백서향은 제주도와 거제도 등 남해안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온실이나 수목원에 가야 볼 수 있다. 자생 백서향은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도 일부 해안가에서만 자라 보기가 쉽지 않다. 필자도 아직 야생의 백서향은 보지 못했다. 여기서 쓴 사진은 수목원에서 담은 것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내염성이 강해서 해변의 숲 가장자리에서 주로 자란다”고 소개하고 있다.

 

백서향. 제주도에서 담은 것이다.

 

백서향은 팥꽃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수다. 키는 다 자라야 1m 내외이고 암수딴그루인데, 개화기가 요즘인 2~4월이다. 윤기가 나는 초록색 잎이 촘촘하게 달리고 그 중앙에 백색의 작은 꽃들이 둥글게 모여 핀다. 꽃의 끝은 네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은 한 글에서 이 모습을 마치 신부의 부케를 보듯 순결한 흰 꽃을 중심에 두고 푸른 잎새로 둘레를 두른 것 같다”고 표현했다.

 

활짝 핀 백서향. 향기가 진하다. 신구대식물원 버전.

 

열매는 5~6월쯤 붉은 장과(漿果·과육 부분에 수분이 많고, 연한 조직으로 되어 있는 열매 형태)로 달린다. 이 열매는 앵두처럼 먹음직스럽게 생겼지만 독성이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한겨울에 꽃이 피는 식물은 향기가 진한 편이다. 납매, 매화가 그렇고 수선화가 그렇다. 이때는 수정을 해줄 벌 등 곤충이 드문 시기다. 그래서 진한 향으로 멀리 있는 곤충에게도 존재를, 꽃이 핀 것을 알려야 하는 것이다.

 

서향. 안면도수목원에서 담은 것이다.

 

백서향과 비슷하지만 꽃이 옅은 홍자색인 것이 있는데 이는 서향이다. 백서향은 우리 자생식물이지만 서향은 중국이 원산지인 도입식물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화분에서 키우는 것을 볼 수 있다. 서향은 꽃이 피면 그 모습과 향기 앞에서 어떤 꽃도 빛을 잃는다고 해서 별칭이 '화적(花賊)'이다. 꽃들의 적이라는 것이다. ^^ 서향의 향기는 밤길에도, 잠을 자다가도 알 수 있을 만하다고 해서 수향(睡香)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꽃향기 칭찬으로는 참 화려하다. 백서향과 서향의 화려한 향기가 이 글을 읽는 분들께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

 

백서향과 서향의 학명에서 속명은 ‘Daphne’. 다프네는 그리스신화에서 월계수로 변한 숲의 요정이다. 백서향과 서향 잎이 다프네의 화신인 월계수를 닮아서 ‘Daphne’라는 속명을 얻었다고 한다. 속명 Daphne는 우리말로 팥꽃나무 속()인데 백서향, 서향 말고도 팥꽃나무, 두메닥나무 등이 여기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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