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보춘화 보러 서해 가의도에 찾아갔더니...

우면산 2021. 3. 21. 19:34
반응형

 

지난 주말(20일) 봄꽃을 보러 서해 가의도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봄꽃은 예상대로 많이 피어 있었지만 정작 가장 큰 목표였던 보춘화가 부실해 좀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

 

가의도는 충남 태안군에 속한 섬입니다. 태안군 신진항(안흥외항)에서 가의도 가는 배가 하루 3(08:30, 13:30, 17:00) 있습니다. 가는데 30분 정도 걸려서 5분쯤 있다 돌아오니 신진항 출발 시간의 35분 후에 돌아오는 배가 가의도에서 출발합니다. ^^ 4월부터 9월까지는 16:30분 신진항 출발하는 배도 생긴다고 합니다.

 

 

가의도에는 야생화가 많이 피지만 보춘화를 많은 섬으로 유명합니다. 5년 전 풀꽃나무칼럼니스트 이동혁이 아름다운 보춘화의 섬, 가의도라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보춘화가 눈에 띄게 줄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 지난해도 같은 날 갔는데, 그때는 좀 일러서 보춘화 꽃 찾기가 힘든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정말 부지런히 찾았는데도 몇 송이 찾는데 그쳤습니다. ㅠㅠ

 

가의도에서 만난 보춘화.

 

하산하는 길에 밭에서 일하는 주민에게 물어보니 올해는 가물어서, 겨울에 눈도 안 오고 해서…”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혹시 보춘화섬으로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많이 캐가서 그런 건 아닌지 걱정도 들었습니다. ㅠㅠ

 

 

보춘화(報春花)는 꽃 이름 자체가 봄을 알리는 꽃이라는 뜻입니다. 영춘화, 봄맞이와 사실상 같은 뜻인 셈입니다. 3월 남부지방에 있는 산이나 서해안에 가면 가는 잎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와 한 송이씩 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춘란(春蘭)이라고도 부릅니다.

 

언뜻 뿌리에서 모여 나는 잎만 보면 도시 화단에 흔한 맥문동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가장 간단히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잎 가장자리를 만져보는 것입니다. 보춘화 잎 가장자리에는 가는 톱니가 있어서 까칠까칠하지만 맥문동 잎은 톱니가 전혀 없어서 매끈합니다. 또 맥문동은 잎이 짙은 초록색이고 보춘화 잎은 옅은 초록색이어서 사실 멀리서 보아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3월 가의도를 찾는 또다른 재미는 산자고를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 날씨가 흐리고 쌀쌀해서인지 제대로 꽃잎을 벌리고 있는 산자고가 드물었습니다. 산자고는 널려 있는데 겨우 몇 장 담는데 그쳤습니다.

 

가의도 산자고.

 

하지만 노루귀나 복수초, 현호색은 여전히 가의도 전체에 널려 있었습니다. 특히 꽃밭처럼 무리지어 피어 있는 복수초는 다른 서운한 점들에도 불구하고 가의도에 온 보람을 느끼게 했습니다. ^^ 노루귀는 좀 늦었는지 꽃대가 길어졌고 잎사귀까지 다 나온 것이 적지 않았습니다.

 

가의도 복수초.

 

또하나 보람을 느낀 것은 낚시제비꽃을 본 것입니다. 이 제비꽃은 꽃색이 연한 보라색으로 화사한 데다, 탁엽은 빗살처럼 깊게 갈라져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섬 등산로 곳곳에서 막 꽃대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달래와 산달래도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는 곧 전해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낚시제비꽃.

 

솜나물도 길가에서 여전히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솜나물은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줄기는 물론 잎 뒷면에도 흰 섬유질이 거미줄처럼 덮여 있어서 이름이 솜나물입니다. ^^ 초봄 양지바른 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가의도에서 만난 솜나물.

 

가의도는 육쪽마늘의 원산지라고 합니다. 섬 곳곳에서 아래 사진과 같은 마늘밭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의도 마늘밭 풍경.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