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덕수궁 살구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

우면산 2021. 3. 2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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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의 명물, 석어당 옆 살구나무 꽃이 만개했습니다. ^^ 회사가 덕수궁 근처라 얼마 전부터 가끔 돌담길 영국대사관 구간을 지나며 덕수궁 살구나무 개화 상태를 살폈습니다. 지난해에는 잠깐 하는 사이 개화를 놓쳤는데 올해는 운 좋게 만개 시기를 놓치지 않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덕수궁 살구나무 꽃은 석어당 등 주변의 기와와 어우러져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특히 사진처럼 하늘까지 푸르면 더욱 좋겠지요. ^^ 이미 만개했으니 이번주에는 가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덕수궁 석어당 살구나무꽃이 23일 만개한 모습.

 

아직 매화가 남아 있는 시기라 매화와 살구꽃이 헷갈릴 수 있습니다. 물론 매화는 향기가 진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지만 매화인지 살구꽃인지 가려낼 방법이 더 있습니다. 바로 꽃받침을 살피는 것입니다. 매화는 꽃이 피어도 꽃받침이 야무지게 꽃을 감싸고 있습니다. 그러나 살구꽃은 꽃이 피면서 아래 사진과 같이 점점 꽃받침이 뒤집어집니다. ^^

 

매화(왼쪽)와 살구꽃(오른쪽). 살구꽃은 꽃받침이 뒤집어져 있다.

 

석어당은 덕수궁에서 유일하고, 궁궐 전각으로는 보기 드문 2층 목조 건축물입니다. 석어당(昔御堂)옛 임금이 머물던 집이라는 뜻으로, 옛 임금은 선조입니다. 선조는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신했다가 귀경했으나 경복궁과 창덕궁은 모두 불에 탄 상태였습니다.

 


이때 선조가 들어간 곳이 정릉동행궁, 오늘날의 덕수궁이었습니다. 선조는 160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덕수궁 석어당 등에서 기거했습니다. 뒤를 이은 광해군은 선조의 계비인 인목대비를 석어당에 유폐했고, 인목대비는 인조반정이 일어날 때까지 10여 년 석어당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까지 감안하면서 석어당 옆 살구나무 꽃을 감상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 덕수궁에 가면 하나 더 눈여겨보면 좋은 나무가 있습니다.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입구에 있는 오얏나무입니다.

 

자두나무 꽃은 한자로 이화(李花)입니다(배꽃은 이화·梨花). 오얏나무는 좀 익숙지 않은 나무인데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치지 말아라는 옛말에 나오는 바로 그 나무입니다. 자두나무의 순우리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덕수궁 미술관 앞 오얏나무. 지난해 담은 것이다.

 

오얏은 이성계가 세운 조선왕조를 상징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조선 왕실이 오얏나무를 특별히 대접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그런데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황실을 상징하는 무늬로 오얏꽃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이 오얏 문양이 황실 용품 등에 두루 쓰였고, 창덕궁 인정전 용마루와 덕수궁 석조전의 삼각형 박공지붕 등 건축물에도 오얏꽃 무늬가 남아 있습니다.

 

요즘 실제 오얏나무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데, 덕수궁미술관 앞에 가면 오얏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원래부터 있던 나무는 아니고, 고궁해설사들이 석조전에 있는 오얏꽃 무늬를 설명하면 어떤 나무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10년 전쯤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았는데 곧 오얏꽃도 필 것 같습니다. ^^

 

 

◇덕수궁 관련해 더 읽을거리

 

-세계 3대 가로수, 마로니에 또는 칠엽수

 

-덕수궁 돌담길, 이상한 열매의 정체는? 동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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