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라는 식물, 들어보았는지요? 5~7월 흰색의 작은 꽃이 피는 식물입니다. 지치가 나름 유명한 것은 붉은색을 내는 염료·약재로 쓰기 때문입니다. 진도 홍주가 바로 이 지치로 붉은빛을 낸 술입니다. ^^
지치는 산과 들, 풀밭이나 숲 속에 드물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꽃은 지름 0.5~0.7㎝ 정도로 작고 꽃부리가 5갈래로 갈라지며 핍니다.
굵은 뿌리는 말리면 자주색으로 변하는데 이 뿌리로 홍주 빛깔을 내는 것입니다. 뿌리 외피에 있는 자색 색소가 워낙 강해 지치가 자라는 주위의 흙도 자색으로 변할 정도라고 합니다. 뿌리를 염료·약재로 쓰는 바람에 개체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하더군요.
개체수가 줄어들어 보기가 쉽지 않은 지치보다는, 같은 지치과인 반디지치, 모래지치, 당개지치 등이 그나마 산이나 바닷가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는 식물입니다. 지난 주말 소쇄원에 들렀는데, 인근에서 반디지치를 만났습니다. ^^
반디지치는 양지바른 풀밭이나 모래땅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4~6월에 지름 15~18mm로 청자색 또는 파란색으로 피는 꽃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이 꽃 모양이 반딧불이를 연상시켜 반디지치라는 이름을 붙인 것 아닌가 싶습니다. 아쉽게도 제주도와 영·호남 지방 등 남쪽으로 가야 볼 수 있는 꽃입니다.
반면 모래지치는 전국 바닷가의 모래땅에서 볼 수 있습니다.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퍼져 군락을 이룬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은 5~8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꽃 안쪽에 노란색이 있어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 향기까지 납니다. 아래 사진은 안산시 구봉도 해솔길에서 본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치같이 생겼으나 모래땅에서 자라 모래지치라고 부릅니다.
당개지치는 높은 산 숲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은 4~5월에 자주색 또는 보라색으로 피는데, 정말 예쁩니다.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아래를 향해 핍니다. 1개의 암술대가 화관보다 길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북 이북에서 자생하는 꽃이라는데, 아래 사진은 오대산에서 담은 것입니다.
이밖에 지치와 비슷하지만 뿌리에 지치 같은 색소가 없는 개지치도 있습니다. 지치, 반디지치, 모래지치, 당개지치는 꽃 색깔 등 특징이 뚜렷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산이나 바닷가에서 지치 종류를 보는 행운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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