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상경하다 고창읍성에 들렀습니다. 와~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 한마디로 ‘왜 이런 곳을 이제야 알았을까’ 싶었습니다. 정말 운치가 있고 산책하기에도 좋은 멋진 곳이었습니다. ^^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 원년(1453년) 자연석으로 쌓은 성곽입니다. 고창의 옛 지명을 붙여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하더군요. 성 둘레는 1684m, 높이 4~6m이고, 성 내부 면적은 16만 5000여㎡, 그러니까 5만 평 정도입니다.
성(1684m)을 한 바퀴 도는데 빠르면 30분, 천천히 경치를 감상하면서 돌면 1시간 정도 걸릴 크기였습니다. 멀리 고창읍과 자연경관을 성곽 위를 걷는 기분이 참 근사했습니다. ^^ 성곽의 전경만 보면 남한산성과 비슷한 느낌도 드는데, 남한산성은 성곽 옆을 걷지만 고창읍성은 성곽 위를 걷는 구조라 느낌이 또 달랐습니다.
성곽 주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영산홍 군락이었습니다. 성곽 밖을 따라 영산홍을 대규모로 심어놓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군청 홈페이지 등에 철쭉으로 소개해 놓았는데 영산홍이 맞습니다).
또 입구와 성곽을 도는 길에 마침 노랑꽃창포, 층층나무, 오동나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대나무 중에서 죽순이 맛있기로 유명한 맹종죽 숲도 있다는데 저는 아쉽게도 어두워져 자세히 보지 못했습니다. 맹종죽은 5월에 올라오는 죽순의 맛이 탁월해 죽순을 얻기 위해 주로 심어서 자연스럽게 죽순대라는 이름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제도에서 맹종죽 죽순의 참맛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
고창읍성은 동·서·북문과 3개의 옹성(甕城), 6개의 치성(雉城)을 비롯해 성밖의 해자(垓字) 등 전략적 요충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옹성은 성문 바깥에 반원 모양으로 쌓은 것을, 치성은 성벽 일부를 돌출시킨 시설을 말하는데, 둘다 성에 접근한 적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공격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고창읍성은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밟는 성밟기, 답성행사도 유명합니다. 성을 밟으면 병 없이 오래 살고, 저승길엔 극락문에 당도한다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윤달에 밟아야 효험이 있다고 하고 같은 윤달이라도 3월 윤달이 제일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고 하니 원하는 소원을 골라 시도해 보세요. ^^ 머리에 돌을 이게 한 것은 무게를 가중시켜 성을 다지려는 의도였다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고창읍성. 말로만 듣고 처음 가보았는데, 왜 이런 곳을 이제야 와 보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도 앞으로 시간을 내서 더 가보려고 합니다. 고창에 가거나, 아니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고창읍성을 꼭 한번 가보면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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