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추 꽃대가 올라와 연보라색 꽃을 한두 송이씩 피우기 시작합니다.
공원이나 화단을 지나다 보면 작은 나팔처럼 생긴 연보라색 꽃송이가 꽃대에 줄줄이 핀 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비비추입니다. ^^ 꽃줄기를 따라 옆을 향해 피는 것이 비비추의 특징입니다. 꽃잎 사이로 암술과 수술이 길게 나와 끝부분만 살짝 하늘을 향한 모습이 귀엽기도 합니다.
비비추는 원래 산골짜기에서 자라는 식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화단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니 원예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야생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비비추라는 이름은 봄에 새로 난 잎이 '비비' 꼬여 있는 취 종류라는 뜻에서 왔다는 추정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 같습니다. ‘비비취’에서 비비추로 바뀐 것 같다는 겁니다. 초봄 비비추 새순이 날 때 잎들이 여러 겹으로 비비 꼬여 있는 것을 보면 이 말에 수긍이 갑니다. ^^
비비추와 비슷한 모양인데 순백의 꽃을 피우는 식물도 공원이나 화단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꽃은 중국이 원산지인 옥잠화입니다. 옥잠화라는 이름은 길게 나온 꽃 모양이 옥비녀(玉簪·옥잠) 같다고 지어진 것입니다.
옥잠화는 비비추와 달리 꽃이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시듭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보는 것은 시든 모습인거죠. 어쩌다 밤에 옥잠화 꽃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주 싱그러운 모습으로 꽃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옥잠화는 밤에 피는 꽃답게 향기도 매우 좋습니다.
비비추와 옥잠화는 잎 모양으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비비추 잎은 길고 뾰족한 편이고 옥잠화 잎은 둥근 편입니다. 잎 색깔도 옥잠화는 연두색이고 비비추는 진한 녹색이죠.
비비추, 옥잠화를 포함한 비비추 집안 속명이 ‘호스타(Hosta)’입니다. 그래서 개량한 비비추 종류를 뭉뚱그려 그냥 호스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포천 국립수목원에 가면 비비추 전문 전시원이 있습니다. 이종석 서울여대 명예교수가 20여년 연구해온 100여 종류의 비비추 품종과 각 지역의 다양한 변이를 가진 자생종들을 기증해 조성한 곳입니다. 다양한 비비추 종류와 품종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므로, 국립수목원에 가면 한번 들러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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