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칡꽃에 대해 잘 모르는 세가지 ①노랑무늬 ②맑은 향기 ③칡은 나무

우면산 2021. 7. 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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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피는 칡꽃의 노랑무늬 보았나요? 어제 경기도 시흥의 한 유원지에 갔다가 칡꽃이 핀 것을 보았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피어서 렌즈로 최대한 당겨 찍어야 할 정도였지만 맑고 달콤한 칡꽃 향기가 풍겨오는 것 같았습니다. ^^

 

칡은 잘 알지만 칡꽃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눈여겨보면 7~8월 한여름에 짙은 홍자색 꽃잎에 노란 무늬가 박힌, 아주 인상적인 꽃이 핍니다. ^^ 요즘 막 칡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밖에 나가면 눈여겨보세요.

 

칡꽃. 노랑무늬가 선명하다.

 

칡꽃은 노랑무늬도 인상적이지만 맑고 달콤한 향기도 일품입니다. 숲길이나 호젓한 길을 걷다 어디선가 아주 맑고 달콤한 향기가 나면 혹시 근처에 칡꽃이 피었나 살펴보세요. ^^ 칡꽃은 향기가 진하고 멀리 가 10여m 떨어진 곳에서도 주변에 칡꽃이 핀 것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가 칡꽃 향기를 맑고 달콤한 향기라고 표현했는데 이 정도로는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주 싱그러운 향인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어떤 분은 ‘와인향처럼 좋은 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

 

칡꽃. 달콤한 향기가 밀려오는 듯하다.

 

사람들이 흔히 칡을 풀로 알고 있습니다. 갈등(葛藤)에서 ‘갈’ 자는 칡을 가리키는데, 한자에 풀초(艸) 자가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칡은 분명히 목질부를 갖고 있는 나무입니다. ^^ 야생화 초보 시절 이걸 모르고 풀꽃도감에서 아무리 칡을 찾아도 나오지 않아 정말 이상했습니다. ^^

 

칡꽃. 칡은 풀이 아니라 나무다. 

 

칡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어서 문학 작품에도 많이 나옵니다. 황순원의 단편 소나기엔 마타리꽃이 나오지만 칡꽃도 상당히 비중 있게 나옵니다. 소년과 소녀가 산 너머로 놀러 간 날 장면 중 하나입니다.

 

<"저건 또 무슨 꽃이지?"

적잖이 비탈진 곳에 칡덩굴이 엉키어 꽃을 달고 있었다.

"꼭 등꽃 같네. 서울 우리 학교에 큰 등나무가 있었단다. 저 꽃을 보니까 등나무 밑에서 놀던 동무들 생각이 난다."

소녀가 조용히 일어나 비탈진 곳으로 간다. 꽃송이가 많이 달린 줄기를 잡고 끊기 시작한다.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안간힘을 쓰다가 그만 미끄러지고 만다. 칡덩굴을 그러쥐었다.>

 

칡은 다른 나무나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자라는 식물입니다. 순식간에 주변 숲을 덮어버릴 만큼 세력이 좋아 산을 깎은 자리에 산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러 심기도 합니다. 칡이 도로변 등 경사면을 온통 뒤덮고 있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숲을 침범하는 칡덩굴.

 

요즘에는 칡이 너무 번성해 다른 식물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로까지 줄기를 뻗어 덮으려고 하는 칡 줄기를 보면 대책을 세워야 할 단계에 이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ㅠㅠ 칡을 생태계 교란식물로 지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옛날엔 사람들이 적절한 수준으로 칡뿌리를 캐 균형을 이루었는데, 요즘은 그런 사람이 드물어서인지 너무 번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행히 울창한 숲에서는 햇볕을 받지 못해 자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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