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터나 숲 주변에서 꽃이 피는 듯 마는 듯하다가 하얀 솜털(갓털)을 날리기 시작하는 식물이 있습니다. 붉은서나물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낯익은 식물이라는 인상을 받는 분이 많을 겁니다. 여기에다 비슷하게 생겼는데 고개를 숙이고 피는 식물도 있습니다. 이 친구는 주홍서나물입니다. 오늘은 붉은서나물, 주홍서나물, 쇠서나물 이야기입니다. ^^
요즘 한창 보이는 붉은서나물은 북미 원산의 외래식물로, 서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녀석입니다. 1970년대 처음 보고됐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여러 가지로 헷갈리는 식물입니다. ^^ 우선 꽃이 피었는지 안피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세히 보면 두상꽃차례 끝이 연노랑색으로 보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걸 꽃이라고 불러야 할지...언제 꽃이 피나 지켜보다 보면 어느 순간 하얀 씨앗(갓털)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
그 다음, 붉은서나물은 왜 붉은서나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줄기에 세로로 줄이 있는데 다소 붉은빛이 돌긴 하지만 두드러진 특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총포조각이 자줏빛을 띠긴 하지만 붉은색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오히려 주홍서나물 꽃이 더 붉습니다. 붉은서나물은 전국에서, 주홍서나물은 주로 남부지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주홍서나물은 두상꽃차례의 끝이 주홍색이고 이 꽃차례가 아래를 향해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꽃이 꼭 담배꽁초 모양입니다. ^^ 아래 사진은 거제도에서 담은 것입니다.
주홍서나물도 꽃이 시원치 않지만 그래도 꽃차례 끝이 주홍색으로 변해 있으면 꽃이 핀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 주홍서나물은 아프리카 원산으로 1991년 처음 채집·보고됐습니다. 둘은 같은 국화과이고 꽃차례를 제외하면 비슷한 인상을 주는 식물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비슷하겠지요. 하지만 원산지도 다르고, 속(屬)도 서로 다릅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다른 식물체인 셈입니다.
주홍서나물이라는 이름은, 먼저 알려진 붉은서나물에서 힌트가 얻어 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붉은서나물은 쇠서나물에서 힌트를 얻은 이름입니다. 쇠서나물과 잎 모양이 닮아 ‘서나물’을 따고 그 앞에 ‘붉은’을 붙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쇠서나물→붉은서나물→주홍서나물 순으로 이름이 지어진 것입니다.
쇠서나물은 자생식물로, 붉은서나물이나 주홍서나물에 비하면 노란색 꽃이 온전하게 피는 식물입니다. ^^ 줄기 전체에 붉은색 거친 털이 많이 나 있어서 소의 혀(사투리로 쇠서) 느낌이라고 쇠서나물이라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잎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많고 잎 양면에도 거친 털이 있습니다. 쇠서나물도 앞의 둘과 속이 다릅니다. 하지만 세 종류는 비슷한 시기에 꽃이 피고, 꽃이 피기 전엔 외양이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
◇더 읽을거리
-조밥나물·사데풀·쇠서나물, 민들레 비슷한 노란 꽃 3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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