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관악산에 다녀왔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사당역에서 관음사를 거쳐 첫번째 헬기장에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지만 구절초, 꽃며느리밥풀 등 관악산 가을꽃들을 만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
먼저 요즘 관악산에서 카덴차는 구절초가 연주하는 것 같습니다. ^^ 꽃들은 일주일에서 열흘 간격으로 절정의 꽃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봄꽃들이 그런데, 매화가 피고 나면 목련, 목련이 피고 나면 벚꽃이 만개하는 식입니다. 꽃들이 차례로 카덴차(연주에서 솔로 악기가 기교적인 음을 화려하게 뽐내는 부분)를 연주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관악산은 구절초 차례인 것 같습니다. ^^
구절초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잎이 전체적으로 계란 모양이면서 국화 잎처럼 갈라지고 톱니가 있습니다. 전엔 산에 가야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엔 화단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9월9일(음력)이면 줄기가 아홉 마디가 된다고 해서 구절초(九節草)라 부릅니다. ^^
다음은 꽃며느리밥풀입니다. 관악산 등산길을 따라 꽃며느리밥풀이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꽃며느리밥풀은 현삼과 한해살이풀로, 꽃은 길이 1.5∼2㎝의 긴 통 모양인데 끝은 입술 모양으로 갈라졌습니다. 그런데 이 입술 모양 꽃잎 위에 흰 무늬 두 개가 꼭 밥알처럼 박혀 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진짜 밥알이 아닌가 만져볼 정도입니다. ^^
아무래도 가을이라 열매들이 볼만했습니다. 때죽나무 열매는 진짜 머리를 빡빡 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고, 팥배나무 열매는 새들이 군침을 흘릴만하게 붉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
물오리나무 열매는 아직 푸른색입니다. 점차 흑갈색으로 변할 것입니다. 물오리나무는 우리나라 산에서 소나무나 참나무 다음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물오리나무는 작은 솔방울 같이 생긴 열매를 달고 있고 잎은 거의 동그란 원형에 가까워 금방 식별할 수 있습니다. 관악산에도 물오리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참나무 열매들도 익어가고 있는데 아래 사진은 졸참나무 열매입니다. ^^ 졸참나무 잎은 크기가 작고 날카로운 톱니를 갖고 있습니다. 졸참나무 열매는 작고 길쭉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예쁘게 핀 과꽃을 보았습니다. 진분홍색 혀꽃에 노란 중앙부를 가진 꽃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참 예쁩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정감이 가는 꽃입니다. 꽃을 보니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가 나오는 동요 ‘과꽃’이 절로 떠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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