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에 있는 산, 화악산을 갔다가 배초향, 꽃향유, 향유를 모두 만났습니다. 화악터널을 지나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향유가 피어 있었고, 임도 입구에 배초향이, 좀 지나자 향유 무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이곳 배초향은 얼핏 보면 꽃향유와 헷갈린 정도로, 보라색이 아주 진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화악산 향유는 많기도 하고 색도 참 진했습니다. 꽃향유, 향유가 좋은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아주 싱싱하고 향기도 좋았습니다. ^^
배초향, 꽃향유, 향유는 아주 강하고 좋은 향기를 가져 ‘토종 허브’ 3형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겁니다. 라벤더, 로즈마리가 서양 허브라면 배초향 등은 우리 토종 허브 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배초향은 잎이 작은 깻잎처럼 생겼고, 원기둥 꽃대에 자잘한 연보랏빛 꽃이 다닥다닥 피는 꿀풀과 식물입니다. 산에서도 자라지만 마당이나 텃밭 한쪽에 심어 잎을 따 쓰기도 합니다. 잎을 문질러보면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참 좋습니다. ^^
부산 등 남부지방에서는 베초향을 방아 또는 방아잎이라 부릅니다. 그래서 배초향이라면 잘 몰라도 '방아잎' 하면 아는 사람이 많더군요. ^^ 생선 비린내를 없애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지역 대형마트 야채 코너에는 배초향 잎을 팩으로 판다고 합니다.
꽃향유와 향유는 배초향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둘 다 키가 60㎝ 정도까지 자라는데, 좀 있으면 인왕산 등 서울에 있는 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둘 다 향기를 갖고 있습니다. 바람이라도 훅 불어오면 어지러울 정도로 향기가 진합니다. ^^
향유·꽃향유는 특이한 형태로 꽃이 핍니다. 배초향은 꽃대에 빙 둘러 꽃이 피지만, 꽃향유는 꽃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피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꽃향유 꽃차례는 칫솔같이 생겼습니다. 향유도 꽃이 한쪽으로만 피지만, 꽃향유보다 꽃 색깔이 좀 옅고 꽃이 성글게 피는 점이 다릅니다. ^^ 이제 등산을 할 기회가 있으면 꽃대에 빙 둘러 보라색 꽃이 피는 배초향, 꽃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피는 꽃향유 또는 향유가 있는지 찾아보기 바랍니다.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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