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왕산은 가끔 가는 곳이지만 인왕산에 핀 꽃에 대해 쓸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시내에서 가까운 등산로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인왕산·북악산을 걸으며 다양한 가을꽃이 핀 것에 좀 놀랐습니다. 꽃 보러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
먼저 가을 들국화들이 적지 않게 피어 있었습니다. 제가 본 것만 구절초, 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등이었습니다. 쑥부쟁이는 개쑥부쟁이였습니다. 개쑥부쟁이는 꽃을 감싸는 총포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는 특징이 있어서 구분이 까다로운 쑥부쟁이 종류 중에서 그나마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까실쑥부쟁이는 꽃들이 열 송이 안팎씩 모여 피고, 이름처럼 잎이 거칠어서 만져보면 까슬까슬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왕산·북악산 길에서 고려엉겅퀴를 만난 것은 좀 뜻밖이었습니다. 막연하게 강원도 또는 더 높은 산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곤드레나물이 바로 고려엉겅퀴의 잎으로 만든 나물입니다. 고려엉겅퀴는 아래 사진에서 보듯, 잎이 갈라지지 않고, 대신 잎의 가장자리에 작지만 날카로운 톱니가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며느리밥풀 종류를 만났는데 관악산 등에 흔한 꽃며느리밥풀이 아니어서 정확한 이름을 알아내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ㅠㅠ 지금도 확신은 없지만, 포엽이 있는 부분이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띠는 것으로 새며느리밥풀로 동정해 봅니다. 혹시 틀렸으면 알려주세요. ^^
산부추와 이고들빼기는 어느 산에서든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 산부추는 이제 막 보라색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인왕산의 특징적인 식물을 몇 개 고른다면 댕댕이덩굴을 빠뜨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직공원 쪽에서 인왕산 정상으로 오를 때 댕댕이덩굴이 아주 많았고 지금 열매가 가장 보기 좋을 때였습니다.
꽃이 아직 활짝 핀 붉나무, 열매가 달린 붉나무가 잇따라 있어서 소개합니다. 붉나무는 아래 두번째 사진에서 보듯 작은 잎들을 연결하는 자루에 좁은 잎 모양의 날개가 달려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좀 있으면 붉나무 잎들이 붉게 단풍이 들 겁니다. 단풍이 유난히 붉어서 이름이 붉나무입니다. 서울 도심에서 정말 가까운데 예쁜 꽃들도 많은 산, 인왕산·북악산... 잠깐 시간 내어 가을 분위기를 만끽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더 읽을거리
-고려엉겅퀴 뻐꾹채 산비장이 조뱅이 지칭개 구분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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