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화악산에 갔더니 유난히 보라색 과남풀이 많았습니다. 과남풀은 용담과 함께 대표적인 가을 보라색 꽃으로, 언제 보아도 세련미를 느끼게 하는 꽃입니다. ^^ 오늘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과남풀과 용담, 그리고 비슷하게 생겼지만 봄에 피는 구슬붕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두 용담과 꽃들입니다.
과남풀은 아래 사진처럼 꽃잎을 오므리고 있습니다. 아직 덜 피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늘 저 상태입니다. 햇빛이 좋을 때나 약간 벌어지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렇게 꽃잎을 오므리고 있으면 벌이 어떻게 들어가나 생각했는데, 한번은 벌이 아주 자연스럽게 몸을 틀면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
높이 50~100cm 정도로, 산에서 보면 대부분 곧게 서 있고 꽃색은 청색에 가까운 보라색입니다. 예전엔 칼잎용담과 큰용담을 별도로 구분했는데 현재는 과남풀로 통합됐습니다.
용담은 진한 보라색입니다. 초가을부터 늦게는 11월까지 피어 가을을 대표하는 야생화 중 하나입니다. 이 꽃은 뿌리의 쓴맛이 웅담보다 더 강하다고 하여 용담(龍膽)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용담은 과남풀과 달리 꽃잎을 활짝 벌리고 있습니다. 이것만 갖고도 과남풀과 용담을 구분할 수 있지만, 또하나 과남풀과 용담 차이는 꽃받침조각이 붙은 형태에 있습니다. 용담은 아래 사진처럼 수평으로 젖혀지는데, 과남풀은 그렇지 않고 딱 붙어 있습니다.
가을 야생화는 보라색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물론 사람들에게 세련미를 보이려고 보라색으로 치장한 것은 아닐 겁니다. ^^ ‘숲의 생활사’(차윤정)라는 책은 “가을은 곤충 활동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을 야생화는 곤충 눈에 잘 띄는 보라색 계통 색을 선호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과남풀과 용담은 가을꽃이지만, 이른 봄에 작지만 용담 비슷하게 피는 꽃이 있습니다. 구슬붕이입니다. ^^ 정말 작아서 한 손가락 두마디 정도 높이로 자라 꽃이 핍니다. 연보라빛 구슬붕이 꽃송이들이 하늘을 향해 피어나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귀엽습니다. ^^
구슬붕이 꽃을 보면 5갈래로 갈라진 꽃잎 사이에 작은 꽃잎같은 부분(부화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뜻 보면 마치 꽃잎이 10갈래로 크고 작게 갈라진 듯 보입니다. 큰구슬붕이는 전체적으로 크고 꽃받침조각이 뒤로 젖혀지지 않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땅위로 돌려붙어 자라는 뿌리잎이 없어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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