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라색 통꽃이 여러 송이 든 꽃다발을 몇번 보았습니다. 얼핏 보니 꽃잎이 벌어지지 않고 닫혀 있어서 속으로 ‘그러면 과남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과남풀은 절화시장에서 꽃다발, 꽃꽂이용으로 많이 쓴다고 합니다.
가을 고산지대 야생화는 유난히 보라색이 많습니다. 오늘 소개할 과남풀과 용담이 대표적인 가을 보라빛 우리 꽃입니다. 언제 보아도 세련미를 느낄 수 있는꽃들이죠.
과남풀은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50~100cm 정도입니다. 산에서 보면 대부분 곧게 서 있고 꽃색은 청색에 가까운 보라색입니다. 예전엔 칼잎용담과 큰용담을 별도로 구분했는데 현재는 과남풀로 통합됐습니다.
과남풀 특징은 위 사진처럼 꽃잎을 오므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덜 피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늘 저 상태입니다. 햇빛이 좋을 때나 약간 벌어지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렇게 꽃잎을 오므리고 있으면 벌이 어떻게 들어가나 생각했는데, 한번은 벌이 아주 자연스럽게 몸을 틀면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
보라색은 빨강과 파랑의 중간색으로, 신비감을 자아내는 색입니다. 가을 야생화의 보라색은 진하면 진한 대로, 연하면 연한 대로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가을 야생화는 보라색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차윤정이 쓴 책 『숲의 생활사』는 “가을은 곤충 활동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을 야생화는 곤충 눈에 잘 띄는 보라색 계통 색을 선호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꽃은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피는 것이 아니라 벌과 나비 등 꽃가루받이 매개자를 끌어들이려고 피는 것이죠. 따라서 꽃이 곤충 눈에 잘 띄는 색으로 피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덩굴용담이나 비로용담은 드문 것이라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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