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랜만에 오산 물향기수목원에 들렀다가 구기자나무 열매를 만났습니다. 어릴적 따먹은 추억의 열매라 반가운 마음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
구기자나무는 어릴 적 마을에서 웬만한 집에는 마당 구석에 한두 그루 있던 나무였습니다. 집 마당에서만 아니라 시골길을 걷다가도, 마을 근처의 냇가 돌 틈 등에서도 만날 수 있던 나무였습니다. 그래서 빨간 열매가 가득 달린 구기자를 만나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반가운 마음에 앞섭니다. ^^
물향기수목원에는 아래 사진처럼 딱 한 무리의 구기자나무가 있었습니다. 잎은 아직 싱싱하고 열매는 붉게 익은, 구기자나무가 가장 예쁠 때였습니다. 빨간 열매가 참 귀엽죠? ^^
구기자나무는 우리 자생식물은 아닙니다. 집과 길가에서 심기도 하지만 들과 산비탈에 저절로 자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명확하지는 않지만, 과거에 재배하던 것이 야생화한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재배식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키웠고 그것이 주변으로 흩어져 자라고 있으니 어떻든 넓은 의미의 우리 나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구기자나무란 이름은 이 나무의 한자 이름 ‘구기자(拘杞子)’를 그대로 쓰는 이름입니다. 초여름부터 늦은 여름까지 연노란색 수술과 어울어진 보라색 꽃들도 아주 예쁘고 개성 있습니다. 다만 구기자나무 가지엔 가시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구기자나무나 열매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오미자입니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오미자라 부릅니다. 아래 사진은 야생에서 담은 오미자 열매입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열매는 아닌데, 산길을 따라 걷다가 운 좋게 발견했습니다. ^^
구기자와 달리, 오미자는 자생식물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산에서 채취하기보다는 밭에 심어 가꾸는 작물이 되었습니다. 오미자가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자 재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미자는 말려서 차로 마시거나 설탕에 절여 과일주로 마시기도 합니다. 열매가 위 사진처럼 이삭 모양이면 오미자, 둥근 구형이면 남오미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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