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에 있는 화악산에 갔을 때 둥근 붉은 열매가 갈라진 채 주황색 씨앗을 달고 있는 나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회나무, 참회나무 등 회나무 식구들입니다. 오늘은 이 회나무, 참회나무, 나래회나무 이야기입니다. ^^
화악산에 오르다 보니 지름 1.5㎝ 정도의 둥글고 붉은 열매가 갈라져 있는 나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 가득 다닥다닥 이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열매에 날개가 없이 매끄러운 것도 있고 작은 날개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열매에 날개가 없이 매끄러운 것이 참회나무, 작은 날개가 있는 것이 회나무입니다. 참 쉽죠? ^^ 화악산 임도를 따라가다 보니 어떤 것은 참회나무이고 어떤 것은 그냥 회나무입니다. 위아래 사진을 비교해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높은 산에 가면 이 날개가 우주선처럼 1~1.8cm 길이로 긴 것들이 있습니다. 이 나무는 나래회나무입니다. 또 자세히 보면 날개 개수도 다른데, 작은 날개가 있는 회나무는 날개가 5개인데, 나래회나무는 4개입니다. 그러니까 열매에 날개가 없으면 참회나무, 날개가 5개 있으면 회나무, 4개 있으면 나래회나무입니다. ^^
열매에 달린 날개 숫자는 봄에 회나무 3형제를 구분할 때도 적용할 수 있는데, 바로 꽃잎의 숫자와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봄에 회나무 비슷한 나무가 연두색 계통의 작은 꽃이 피었는데, 꽃잎이 4장이면 나래회나무입니다. 회나무와 참회나무는 꽃잎이 5장입니다.
그럼 봄에 꽃이 필 때 회나무와 참회나무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두 나무 중에서 어떤 나무인지 헷갈리는데, 열매가 없을 때 임시방편으로 잎 뒷면 측맥이 뚜렷하면 회나무, 그렇지 못하면 참회나무라고 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열매가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판정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
이들 회나무 3형제는 노박덩굴과에 속합니다. 노박덩굴과에 재미있는 나무들이 참 많습니다. ^^ 주변에 흔한 사철나무가 노박덩굴과 소속이고, 줄기에 화살 모양의 날개가 있는 화살나무, 가을에 맺히는 열매가 분홍빛으로 마치 꽃처럼 고운 참빗살나무 등도 속해 있습니다. 회나무 종류 비슷하고 잎 위에서 앙증맞게 작은 꽃이 피는 회목나무도 노박덩굴과 집안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육질로 된 종자의 껍질(가종피·假種皮)에 싸여 있다는 점입니다. 기회가 닿는대로 이들 나무들도 차례로 설명하겠습니다. ^^
◇더 읽을거리
-산길에 흔한 노란 껍질 속 빨간 열매, 노박덩굴이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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