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서향·백서향, 카덴차 준비 중 ^^

우면산 2022. 2. 11. 08:46
반응형

 

꽃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에서 어제(2월10일) 탄생화가 서향(瑞香)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보았다. 또 요즘 야생화 사이트 등에는 남녘에서 백서향이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 바야흐로 서향과 백서향의 카덴차(연주에서 솔로 악기가 기교적인 음을 화려하게 뽐내는 부분)가 다가오는 것이다. ^^

 

백서향(白瑞香)은 제주도와 남해안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제주도·남해안에서도 일부 해안가에서만 자라 보기가 쉽지 않다. 서울 등 중부지방에서는 신구대수목원 등 수목원 온실에나 가야 볼 수 있다. 팥꽃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수인데, 속명이 ‘Daphne’. 그리스신화에서 아폴론의 구애를 거절하고 월계수로 변한 숲의 요정, 바로 그 다프네다. ^^ 서향도 같은 속이다.

 

백서향. 3월 천리포수목원에서 담은 것이다.

 

백서향은 키가 다 자라야 1m 내외이고 암수딴그루인데, 개화기가 2~4월이다. 윤기가 나는 초록색 잎이 촘촘하게 달리고 그 중앙에 백색의 작은 꽃들이 둥글게 모여 핀다. 꽃의 끝은 네 갈래로 갈라져 있다. 백서향과 비슷한데 꽃받침통에 털이 없고, 잎이 대개 긴 타원형인 제주백서향이 2013년 신종으로 발표됐다. 백서향과 얼마나 다른지 한번 보고 싶다. ^^

 

백서향. 3월 천리포수목원.

 

백서향과 비슷하지만 꽃이 옅은 홍자색인 것이 있는데 이는 서향이다. 백서향은 우리 자생식물이지만 서향은 중국이 원산지인 도입식물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화분으로 키우고, 남해안 등 따뜻한 곳에서만 밖에서 키울 수 있다.

 

서향.

 

서향은 별칭이 많다. 우선 천리향이라고도 부른다. 향기가 천리를 갈 정도로 진하다는 뜻이다. 꽃이 피면 그 모습과 향기 앞에서 어떤 꽃도 빛을 잃는다고 해서 꽃들의 적, '화적(花賊)'이라는 별칭도 있다. ^^ 서향의 향기는 밤길에도, 잠을 자다가도 알 수 있을 만하다고 해서 수향(睡香)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천리향, 화적, 수향 등 꽃향기 칭찬이 참 화려하다. ^^

 

서향. 3월초 쌍계사.

 

한겨울에 꽃이 피는 식물은 향기가 진한 편이다. 서향·백서향만 아니라 납매, 매화가 그렇고 수선화가 그렇다. 이때는 수정을 해줄 벌 등 곤충이 드문 시기다. 그래서 진한 향으로 멀리 있는 곤충에게도 존재를, 꽃이 핀 것을 알려야 하는 것이다.

 

곧 제주도를 갈 예정인데, 야생의 백서향을 보는 것이 희망사항 중 하나다. ^^ 다만 사진은 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백서향의 그 향기는 어떻게 담아 전해야 할지 고민이다. ^^

 

 

◇더 읽을거리

 

-우이도는 백서향, 1004섬마다 대표꽃 심는 신안군 ^^ 

 

-광양 매화마을은 지금 10만 그루 매화향기 가득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