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총나무라고 들어보았는지요? ^^ 요즘 붉고 선명한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어서 눈에 잘 띄는 나무입니다. 산에 가면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데 공원이나 화단에 심기도 하고, 공터 같은 곳에서 자연적으로 자라기도 합니다. 서울 청계천을 지나다보면 군데군데 이 나무를 심어놓은 걸 볼 수 있습니다.
딱총나무는 인동과에 속하는 작은키나무입니다. 꽃은 5월에 피지만 그렇게 주목 받지는 못합니다. 초봄에 보라색 꽃봉오리가 올라온 다음 점차 연노란색 꽃차례가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세로로 길게 갈라져 있습니다.
딱총나무가 주목을 받는 것은 요즘처럼 열매가 붉어진 다음입니다. 초여름부터 익기 시작해 오래 달립니다. 열매의 맛은 쓴 편이지만 새들에게는 좋은 먹이라고 합니다.
딱총나무라는 이름은 줄기 속이 비어 있어서 꺾으면 ‘딱’하고 ‘총’소리가 난다고 붙은 것이라고 합니다. 애들 앞에서 딱총나무 이름 유래를 설명할 때는 좀 주의가 필요합니다. 설명하자마자 기를 쓰고 실제로 소리가 나는지 실험하려고 드는 아이가 꼭 있기 때문입니다. ^^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 근처에 있는 딱총나무를 보면 줄기가 꺾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뼈가 부러졌을 때 좋은 약이라고 ‘접골목(接骨木)’이라고 부릅니다.
딱총나무 비슷하게 생겼는데 꽃줄기가 길어서 아래로 늘어지는 말오줌나무도 있습니다. 울릉도에 있는 나무라 흔히 보기는 어렵지만 참고 삼아 사진을 첨부합니다. 인천수목원에서 담은 것입니다. 식물 이름에 오줌이 들어가면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냄새가 나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 말오줌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열매가 붉은 나무를 소개하면서 ‘말오줌때’를 빼뜨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말오줌때는 딱총나무와 달리 고추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입니다. 주로 남쪽에서 만날 수 있지만 해안을 따라 중부지방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안면도에서 담은 것입니다.
열매는 여름에 익는 딱총나무와 달리 가을에 익는데 아주 독특한 붉은색입니다. 벌어져 보이는 열매의 속에 검은색 구슬 같은 씨앗이 있습니다. 말오줌때라는 이름은 이 나무 줄기를 잘랐을 때 나는 냄새를 말의 오줌 냄새에 비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딱총나무와 비슷하다고 북한 이름은 나도딱총나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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