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 안국역을 지나다 헌법재판소 뜰에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부 직원이 아니라 일반인이 분명했습니다. 알고 보니 일반인도 아무 문제없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
그동안 저는 헌재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는 줄 알고 울타리 밖에서만 백송을 보았습니다. 들어가서 헌재 백송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천연기념물 8호인 이 백송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이 백송은 높이 15m이고 지표면에서부터 75㎝ 높이에서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V자 모양을 만들고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장대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헌재 백송은 추정 수령이 600년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백송입니다. 원래 서울 통의동 백송이 가장 오래된 백송이었는데, 이 나무가 1990년 죽고나서 재동 백송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이곳에 헌재가 들어서기 전에는 창덕여고 자리였고, 그 전에는 연암 박지원의 손자이며 개화파 거두인 우의정 박규수의 집터였다고 합니다. ^^
백송은 중국이 원산지로, 헌재 백송도 조선시대에 중국을 왕래하던 사신들이 가져다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부터 600년 전(1422년)이면 세종 4년인데 조선 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백송은 젊어서는 수피가 푸르딩딩하지만 나이가 들면 수피가 흰빛을 띱니다. 그래서 이름이 백송(白松)입니다. 수피가 얼룩무늬로 벗겨지면서 국방색 무늬를 띠는 것이 독특한 미감(美感)을 주는 나무입니다. 지난번 포스팅했듯이, 백송은 바늘잎이 3개씩 모여 나는 것으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
백송은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오래됐지만 번식력이 매우 약해서 고목의 수는 적다고 합니다. 물론 요즘에는 기술이 발달해 곳곳에서 백송을 볼 수 있지만 수피가 푸르딩딩한 젊은 나무들입니다. ^^
재동 백송 외에도 서울 조계사 백송(제9호), 고양 송포 백송(제60호), 예산 용궁리 백송(제106호), 이천 신대리 백송(제253호)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더 읽을거리
-물박달·백송·배롱나무, 인천수목원 수피 경연대회 참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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