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떨군 겨울나무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미 가을에, 빠르면 전년 늦봄에 겨울눈을 만들어놓고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겨울눈은 잎 지는 나무들이 이듬해 필요한 꽃이나 잎을 겨우내 잘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조직입니다. 요즘이 이 겨울눈을 관찰하기에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
먼저 겨울눈은 꽃눈과 잎눈이 있습니다. 대체로 뾰족한 것이 잎눈, 둥근 것이 꽃눈입니다. 식물 입장에서 더 귀중한 꽃을 품은 꽃눈이 잎눈보다 큰 편입니다. ^^ 아래 사진은 비목나무 겨울눈입니다. 뾰족한 것이 입눈, 둥근 것이 꽃눈입니다.
칠엽수 겨울눈은 정말 개성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크고 번질거리기 때문입니다. 수지 성분의 끈끈한 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햇빛을 받으면 반짝거리고 끈적거린다고 합니다.
잎자국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잎이 떨어진 자리에 남는 자국(흔적), 즉 엽흔(葉痕)을 순우리말로 바꾼 것입니다. 잎자국 안에는 관다발 자국이 보이는데, 이 개수와 모양이 달라 나무를 구분할 때 쓸 수 있습니다. 고수들은 나무 잎자국만 보고도 무슨 나무인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누리장나무 잎자국입니다.
잎자국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나무는 가죽나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나무가 주변에 흔한데다 잎자국도 큼지막하기 때문입니다. ^^
가죽나무는 정말 큼지막한 잎자국 위에 반구형의 겨울눈을 만듭니다. 그 모양이 호랑이의 눈 같다 해서 가죽나무를 호안수(虎眼樹)라고도 부릅니다. 가죽나무는 어디나 주변에 흔하니 관찰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
◇더 읽을거리
-갑사로 가는 길에 만난 꽃과 열매, 황매화·비목나무·사람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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