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은 수목원에 핀 꽃 중에서 ‘금주의 아름다운 식물’을 골라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공개합니다. 지난주에 내놓은 ‘금주의 아름다운 식물’에 납매·복수초 등과 함께 에리카가 들어 있는 것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에리카는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꽃, 히스(Heath)를 말합니다. ^^
천리포수목원은 ‘금주의 아름다운 식물’을 내놓으면서 에리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에리카의 꽃송이는 종 모양으로 모여나며 꽃 빛깔은 흰색, 분홍색, 적색, 홍자색 등이 있습니다. 에리카는 종에 따라 봄, 여름, 가을에 꽃을 볼 수 있으며 언뜻 지나칠 수 있으니 가까이 다가가서 관찰하면 뜻밖의 예쁜 꽃 모양에 눈길이 닿을 것입니다.>
에리카(Erica)는 진달래과 식물이지만 우리의 진달래와는 생김새가 많이 다릅니다. ^^ 대개 12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꽃이 피어나기 시작해 목련이 피는 봄까지 계속해서 꽃을 핀다고 합니다.
제가 천리포수목원에서 에리카 꽃을 본 것은 몇 년전 1월초였습니다. 납매와 풍년화를 보러 천리포수목원에 갔는데, 뜻밖에도 에리카 꽃도 피어 있어서 덤으로 큰 소득을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
영국의 작가 에밀리 브론테가 쓴 소설 ‘폭풍의 언덕’에 이 꽃이 여러 번 나옵니다. ‘폭풍의 언덕’이 영국 요크셔의 황야가 배경인데 이곳에는 히스가 많이 자란다고 합니다. 캐서린과 비극적인 사랑에 빠지는 등장인물 ‘히스클리프( Heathcliff)’의 이름도 이 Heath(히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이 ‘히스꽃이 피어 있는 절벽’ 정도의 이름인 것이죠. ^^
‘폭풍의 언덕’ 마지막 장면에도 히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는 포근한 하늘 아래 그 비석들 둘레를 어슬렁거렸다. 히스와 초롱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방들을 지켜보고, 풀을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저렇게 조용한 땅속에 잠든 사람들을 보고 어느 누가 편히 쉬지 못하리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에밀리 브론테의 언니, 샬럿 브론테가 쓴 ‘제인 에어’, 그리고 여동생인 앤 브론테의 ‘아그네스 그레이’에도 히스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고 합니다. 자매들이 성장한 영국 요크셔 지방의 작은 도시 하워스에 히스가 지천으로 피어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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