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으름덩굴의 암꽃·수꽃 그리고 초코릿 향기

우면산 2023. 4. 20. 08:33
반응형

 

지난 주말 배꽃을 보러 남양주 불암산 요셉수도원에 갔다가 으름덩굴 꽃이 핀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한국의 바나나’, 으름덩굴 이야기입니다. ^^

 

요즘 다른 물체를 칭칭 감고 올라가는데 연한 보랏빛 꽃이 피는 식물이 있습니다. 으름덩굴인데, 꽃을 보면 특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두가지 꽃이 달려 있는 것입니다. ^^

 

으름덩굴. 아래쪽 큰 꽃이 암꽃, 위쪽 작은 꽃이 수꽃이다.

 

으름덩굴은 한 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지만 따로 달립니다. 그러니까 암수한그루 나무인 거죠. 암꽃은 크지만 적게 달리고, 수꽃은 암꽃 뒤쪽에서 작지만 많이 달립니다. ^^

 

암꽃은 손가락 같은 암술대가 4~8개 나와 있고 수꽃은 마치 아기가 손을 쥐고 있는 모양입니다. ^^ 꽃잎처럼 보이는 기관은 꽃받침 잎이고 꽃잎은 없는 꽃입니다. 꽃에서 초콜릿 향기 비슷한 좋은 향기도 나니 꼭 맡아보세요. ^^

 

으름덩굴. 위쪽 큰 꽃이 암꽃,중간에 작은 꽃이 수꽃이다.

 

으름덩굴은 우리나라에서는 황해도 이남에서 자란다고 하는데, 깊은 산, 산자락, 계곡, 능선 등을 크게 가리지 않고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공원 등에 심어놓은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

 

으름덩굴의 열매를으름이라고 하는데, 가을에 운이 좋으면(흔하지 않습니다) 으름을 볼 수 있습니다. 바나나, 그중에서도 좀 작은 몽키바나나를 닮았죠? ^^ 과육을 입에 넣으면 달콤하고 부드럽지만 씨앗이 너무 많아 먹기에 좀 거북하기도 합니다. 한때 씨 없는 수박처럼 씨 없는 으름을 만드려는 시도가 있었다는데, 아직까지 안나온 것을 보니 실패한 모양입니다. ^^

 

으름덩굴 열매인 으름.

 

으름덩굴을 만나면 둥글고 작은 잎 5~8장이 마치 손가락을 편 듯 동그랗게 원을 만들며 모여 있는 잎도 꼭 감상하세요. 이 잎 때문에, 그리고 꽃에서 초코릿 향이 난다고 으름덩굴의 영어 이름이 ‘Five leaves chocolate vine’입니다. ^^

 

으름덩굴 꽃과 잎.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