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침 자전거로 한강 쪽에서 서울 남산에 오르는데 ‘반얀트리(Banyan tree)’라는 호텔 이름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걸 보면서 반얀트리가 어떤 나무인지 한번 써보기로 맘 먹었습니다. ^^
반얀트리는 호텔 이름으로 익숙하지만 주로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상록활엽수의 한 종류입니다. 인도가 원산지인 뽕나무과 큰키나무로 높이 30m 정도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인도의 국목(國木)으로, 이 나무를 신성시해서 사원을 지을 때 꼭 주변에 심는다고 합니다. 신성시하는 것도 있지만 사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늘을 제공해주기 위해서겠죠. ^^
이 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가지에서 여러 개의 뿌리(공기뿌리 또는 받침뿌리)가 내려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내리고 가지가 굵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무 한 그루가 여러 그루가 뭉쳐 자라는 것처럼 작은 숲을 이루는 것입니다. 아래 반얀트리 호텔 로고는 이런 나무 특성을 형상화한 것 같습니다. ^^
인도 인도 콜카다 인근 수목원에 있는 ‘The Great Banyan’과 역시 인도의 안드흐라 프라데쉬주에 있는 ‘Thimmamma Marrimanu’는 각각 한 개체가 약 6000평, 2ha까지 퍼져 큰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 이렇게 거대한 숲을 이루지는 않더라도 하와이나 동남아 등 열대·아열대 지방에 가면 도심에 뿌리가 내려오는 나무가 자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반얀트리가 큰 나무로 자란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어쩌다 수목원 온실에 큰 반얀트리를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마곡 서울식물원 온실에 가면 볼 수 있더군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 반얀트리는 운반 과정에서 가지에서 나온 뿌리를 제거한 듯 가지에서 나온 뿌리가 내려 굵어진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반얀트리는 우리 주변에 무수히 많습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서도 관엽식물로 엄청 많이 키우는 벵갈고무나무(Ficus benghalensis)가 바로 반얀트리와 같은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 이 실내 관엽식물이 생육 조건이 맞으면 하와이·동남아에 있는 거대한 반얀트리처럼 클 수 있다고 합니다.
무화과나무속(Ficus) 나무들은 가지에서 뿌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대만과 중국 남부에서 볼 수 있는 대만고무나무(Ficus retusa)는 차이니즈 반얀트리, 호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호주 반얀트리 같은 식으로 부르는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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