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유성룡, 칡덩굴로 임진강에 임시 다리를 만들다

우면산 2023. 7. 3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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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이 임진왜란 때 임진강에 칡덩굴로 임시 다리를 만든 일화가 있다고 합니다. tvN 프로 ‘벌거벗은 한국사’를 보다가 듣고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았습니다. ^^

 

유성룡이 쓴 징비록에는 1593 1월 자신이 칡넝쿨로 임시 다리를 만들어 명나라 5만 대군을 안전하게 도강시켰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유성룡은 임진왜란 때 전쟁을 총지휘했는데, 명나라 원군과 함께 일본군을 평양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여세를 몰아 남하하는데 임진강에 이르렀을 때 얼음이 녹기 시작해 그냥 건널 수 없었습니다.

 

칡꽃과 칡덩굴.

 

명나라 제독 이여송은 사람을 계속 보내 부교(浮橋)를 설치하라고 재촉했습니다. 이때 류성룡이 생각한 것이 바로 칡덩굴입니다. 유성룡은 우봉 현령을 통해 마을 주민 수백명을 동원해 산에 가서 칡덩굴을 모아오라고 합니다.

 

그런 다음 칡덩굴을 겹겹이 꼬아 동아줄을 만들고, 이 동아줄을 강 양편에서 잡아 당겨 강 위에 펄쳐 놓듯 깐 다음 기둥에 단단이 맵니다. 칡덩굴 사이에는 하중을 견디도록 짧은 막대를 빗살처럼 배열해 다리를 완성했습니다이 다리는 명나라 군사들이 말을 달려 지나가고, 화포와 병기를 운반하는 등 모든 군사가 강을 건널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

 

칡꽃.

 

마침 요즘은 칡꽃이 피는 계절입니다. ^^ 칡꽃은 7~8월 한여름에 짙은 홍자색 꽃잎에 노란 무늬가 박힌, 아주 인상적인 꽃입니다. 노랑무늬도 인상적이지만 맑고 달콤한 향기도 일품입니다. ^^

 

사람들이 흔히 칡을 풀로 알고 있습니다. ‘갈등(葛藤)’에서자는 칡을 가리키는데, 한자에 풀초() 자가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칡은 분명히 목질부를 갖고 있는 나무입니다. ^^ 야생화 초보 시절 이걸 모르고 풀꽃도감에서 아무리 칡을 찾아도 나오지 않아 정말 이상했습니다. ^^

 

칡은 다른 나무나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자라는 식물입니다. 순식간에 주변 숲을 덮어버릴 만큼 세력이 좋아 산을 깎은 자리에 산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러 심기도 합니다. 칡이 도로변 등 경사면을 온통 뒤덮고 있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나무를 침범하는 칡 무리.

 

요즘에는 칡이 너무 번성해 다른 식물들에게 피해를 줄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로까지 줄기를 뻗어 덮으려고 하는 칡 줄기를 보면 대책을 세워야 할 단계에 이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옛날엔 사람들이 적절한 수준으로 칡뿌리를 캐 균형을 이루었는데, 요즘은 그런 사람이 드물어서인지 너무 번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 읽을거리

 

-칡꽃에 대해 잘 모르는 세가지 ①노랑무늬 ②맑은 향기 ③칡은 나무 

 

-맑고 달콤한 칡꽃 향기 맡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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